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딸아이가 가방을 뒤적이더니
엄마~~ 오빠에게서 편지왔네~~
어머 그러니?
군사우편이란 직사각 도장이 꾸욱 눌러진 편지를 건네어 준다.
아니 그런데 이게 무슨일이란 말인가?
한줄 한줄 읽어 내려가면서 가슴이 쿵닥 쿵닥 뛰기 시작하였다.
어찌된 영문인지 아들의 편지에 서두는 사랑하는 어머니가 아닌
친구 상욱이에게로 시작하였다.
아마도 편지를 두통써서 안에 내용물이 그만 서로 뒤바뀌었다본데
편지 내용으로 보아 상욱이는 군대 동기였고 대대가 서로 달라져 헤어지게
되면서 한동안 연락이 뜸했는데 상욱이란 친구가 이라크 파병을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아름 아름 듣고 아들 아이가 소식을 보내게 된것 같았다.
헌데 본의 아니게 잘못 전해져 온 편지에는 그간 이 엄마에게 차마 말로 못하고
숨겨온 사실을 알게 되었고 몇번을 다시 읽어 가면서 마음이 쓰리고 아파왔다.
군입대하고 6개월이 지난 즈음 군에서 작은 사고가 있어 몇몇 동기들이
책임을 묻게 되었고 아들아이도 심한 문책을 받았으며 그 결과 군생활이 너무도
힘겨웠다는 것인데 아들아이는 나에게 그간 단한번도 힘들단 내색없이
잘있습니다였다.
수신자 부담으로 전화가 와도 웃음섞인 목소리로 어머니 전 아주 잘있거든요
그러니 어머니나 뭐든 잘 챙겨드시고 늘 즐겁게 사셔야 합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 첫날 어제 아침
직장 근처에 우체국도 먼거리에 위치하였기에 전처럼 소포를 보내기도 그렇고 해서
혹여 외출이라도 있으면 뭐좀 맛난것이라도 아니면
자기 좋아라 하는 책도 몇권 사보라고 폰뱅킹으로 용돈을 보냈었다.
왜 그리 번호는 잘못 눌러 실수가 많은지 몇번의 시도끝에 성공~~
그렇게 아들 아이에게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달하고 나니 푸근하고
좋았는데 때맞춰 어제 오후 아들아이가 한동안 만에 전화가 와서 용돈을 송금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니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어머니 ~어머니나 점심에라도 맛있는거
사드시지 왜 보내셨어요~
전 잘있습니다~~
그래도 편지의 끝에 다행인것은 지금은 모든게 안정적으로 돌아가
군생활 적응이 잘되었다는 것이여서 이 엄마 마음이 한소큼 놓여지기는 했지만
자기 딴에는 힘든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으려 혼자 속으로
삭히고 그동안 휴가를 나왔어도 어려움에 관하여는 이야기 한번 안하였었고
늘 웃는 모습만 보여주고 갔었다.
그동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올해는 추석이 주말과 이어져 유난히 길다.
베란다로 나가 무심히 도로변을 내려다 보니 찻길에 통행하는 차들이 의외로 한적하다.
이쁜딸은 송편도 만들자하고 꼬치전에 빈대떡 그리고 갈비찜도 만들어
둘만이라도 행복하게 배불리 즐겁게 연휴를 보내자 아우성이다.
아휴~~ 그래~ 그래 ~그래 볼까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던데~~
아들아 지금은 힘겨워도 우리 먼훗날 웃음만 널널하게 지으며 환하게 웃을날이 오겠지?
내년 한가위 추석에는 너도 제대를 하여 함께 할것이고 ...
보름달 바라보며 무슨 소원 빌어 볼까?
달아 달아 밝은 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