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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야기) 연애 3개월만에 결혼한 이야기


BY 변정온 2004-09-23

결혼해서 아이셋을 낳고 시어머니를 모시고 지낸지 만 8년차....

결혼기간동안 힘들일도 많았고 보람있는 일도 많았다.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준 나의 남편....

 

그래도 참 많이 힘들었을 땐 남편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편을 처음 만난 건 회사를 입사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였다.  난 본사 1층 영업부에 근무를 했고 남편은 본사사무실에서 근무를 했다. 영업부는 고객뿐 아니라 직원들도 자주 다니는 곳이었고 내 자리가 마침 직원출입구 맞은편이어서 직원들과 더 잘 만나는 편이었다.

 

그 날도 직원출입구를 보면서 일을 준비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키가 큰 잘생긴(우리 신랑이 쬐금 잘 생겼다)남자가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일을 부탁했다.  난 그냥 반가운 마음에

"신입사원이세요?"하고 물었는데 나를 한번 보더니 대답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속으로 "아니 자기가 잘생겼으면 잘생겼지 되게 건망지네"

그리고 남편과의 만남은 더이상 없었다. 그렇게 회사생활을 한지 5년이 지난 어느날..

 

난 지점에서 근무중이었고 남편이 새로 인사발령을 받아와 왔는데 오 마이 갓~~~~바로 내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는 날 몰라봤지만 난 대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여전히 고고한 자세에 난 정말 재수없는 직원으로 생각했고 더군다나 일을 알려줘야 하는 입장이라 더 마주하기가 싫었다.

그런데  지내다보니 의외로 장난도 잘 치고 유머감각도 있고 특히 인간성이 너무 좋았다.  그당시 난 야간대학을 다니고 있어서 업무마치고 퇴근하기가 바빴는데 회사에서 차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태워다 준적도 있고 미처 마치지 못한 업무를 대신 도와준 적도 있었다. (나중에 도와준 이유를 물어보니 어린 나이에 열심히 사는 모습이 좋아보였다고 한다.  그당시만에도 나에 대해 이성적인 감정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은 새차를 뽑은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내가 급한일로 차를 태워달라고 해서 급히 가던중 그만 충돌사고가 나서 차 한쪽이 망가져 버리고 말았다... 정말 어찌나 미안하던지... 수리비를 받지 않는 그에게 아주 작은 돈을 계좌로 넣어주기는 했지만 정말 두고두고 미안했다. 그 일로 인해서 저녁을 같이 먹게 되었고 남편은 학교까지 와서 내가 수업이 끝나면 집까지 바래다 주곤 했다.

사실  그때까지도 남편에게 이성적인 감정보다는 좋은사람이라는감정이 더 많았다.

그렇게 지내다가 그해 10월에 회사에서 1박2일로 야유회를 가게 되었고 새벽까지 몇명직원들과 같이 술을 마시면서 그에 대한 감정이 조금 달라졌음을 느꼈다.

그 후 회사 지점별 장기자랑에서 남편과 내가 두엣으로 출전해 1등을 하고 주변 분위기가 우리를 계속 연결시켜주는 분위기였다.

결국 본격적으로 사귄지 2개월만에 결혼얘기가 나오고 다음에 1월 우린 결혼에 골인했다.

 

그는 결혼하고 나서 내가 물어봤다. 어디가 좋아서 결혼을 결심했냐고...

그때 난... 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모습이 좋아서 믿음이 갔다고 했다.

그리고 그 믿음은 변하지 않아 냉철하고 따뜻한 남편으로 아빠로 자식으로 어려운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남편을 정말정말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