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35

우리엄마


BY 딸 2004-09-22

  엄마 배아파

밖에가서 동네 한바퀴 돌고온나

응.......?

그냥밖에 가서 동네 한바퀴 돌고 오면 배 안아프다

알았어 엄마

그리고나서 난 동네를 한바퀴돌았다 6살난 나는 키가작아서 별명이 도토리였다

동네 한바퀴 다 돌려면 밤을 다 지새어도 모자랄 판이었다

그래서 나는 대문밖에서 조금만 뛰어놀다가 집에 들어오니 울엄마 하시는말

이제 그만 변소가서 똥누고 온나

난 엄마말대로 변소가서 똥을 눌려고 앉았다

하지만 저녁엔 변소에서 달걀귀신이 나올것 같아서 똥이 나오다가 들어간 느낌이였다

할수없이 그냥 나와서 방에 갔더니 울엄마가

이제 괜찮나?

마지못해난

엄마 근데 아직도 배아프다

울엄마 한참 생각 하시더니

이리와봐라

하시고는 빨간약(머큐로크롬)꺼내서 내배꼽에 조금 발라주셨다

그리고는 까스명수 한병을 반쯤드시고서 나머지를 나에게주셨다

난 그걸먹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엄마 배가 억수로 아프다

엄마 얼굴이 조금 놀라시는듯 하시면서도 손으로

내배를 어루만지시면서 빨리 나으라고

상희배는똥배 내손은약손  이러시면서 몇번이고 내 배를 쓸어주셨다

그러고 나면 신기하게도 배가 아픈것이 가라앉았다

난 지금도 그일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울엄마 참 무던하시기도 했고 그 가난이 무엇인지 자식이 아파도

그 흔한 약국 한번 가기가 힘이든 시절이었다

지금에 난 내 아이가 아프다면 병원부터 데리고간다

옛날 울엄마 처럼 무던해지기는 쉽지가 않다

울엄마 마음이 참 아팠을거라는걸 이제야 깨달으니

난 바보같다 엄마 살아계셔도 제대로 찿아뵙지도 못하는

못난 딸이지만 그래도 난 울엄마가 참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는 생각보다는

엄마 라는 말만으로도 난 가슴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즐거워진다

나중에 내 아이도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