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배아파
밖에가서 동네 한바퀴 돌고온나
응.......?
그냥밖에 가서 동네 한바퀴 돌고 오면 배 안아프다
알았어 엄마
그리고나서 난 동네를 한바퀴돌았다 6살난 나는 키가작아서 별명이 도토리였다
동네 한바퀴 다 돌려면 밤을 다 지새어도 모자랄 판이었다
그래서 나는 대문밖에서 조금만 뛰어놀다가 집에 들어오니 울엄마 하시는말
이제 그만 변소가서 똥누고 온나
난 엄마말대로 변소가서 똥을 눌려고 앉았다
하지만 저녁엔 변소에서 달걀귀신이 나올것 같아서 똥이 나오다가 들어간 느낌이였다
할수없이 그냥 나와서 방에 갔더니 울엄마가
이제 괜찮나?
마지못해난
응
엄마 근데 아직도 배아프다
울엄마 한참 생각 하시더니
이리와봐라
하시고는 빨간약(머큐로크롬)꺼내서 내배꼽에 조금 발라주셨다
그리고는 까스명수 한병을 반쯤드시고서 나머지를 나에게주셨다
난 그걸먹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엄마 배가 억수로 아프다
엄마 얼굴이 조금 놀라시는듯 하시면서도 손으로
내배를 어루만지시면서 빨리 나으라고
상희배는똥배 내손은약손 이러시면서 몇번이고 내 배를 쓸어주셨다
그러고 나면 신기하게도 배가 아픈것이 가라앉았다
난 지금도 그일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울엄마 참 무던하시기도 했고 그 가난이 무엇인지 자식이 아파도
그 흔한 약국 한번 가기가 힘이든 시절이었다
지금에 난 내 아이가 아프다면 병원부터 데리고간다
옛날 울엄마 처럼 무던해지기는 쉽지가 않다
울엄마 마음이 참 아팠을거라는걸 이제야 깨달으니
난 바보같다 엄마 살아계셔도 제대로 찿아뵙지도 못하는
못난 딸이지만 그래도 난 울엄마가 참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는 생각보다는
엄마 라는 말만으로도 난 가슴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즐거워진다
나중에 내 아이도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