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바늘이 딸 아니랄까 대학 1년생 딸아이는 틈틈 바늘에 실을 꿰어 인형을 만든다.
인형 만들기 교본을 한권 사오더니 본을 뜨고 천에 그 모양대로 그림을 그리고 가위로
잘라 어느 때는 잠결에 불빛이 비춰 나와보면 새벽 까지 거실에 앉아 불을 켜고
다 만들어진 인형에 수를 놓기도 한다.
그렇게 완성이 다 되어가는 인형에 마지막 마므리 작업은 헌옷에서 따로 떼어 보관한
단추중 인형 눈으로 어울릴것 같은 단추를 꺼네어 이것 저것 눈 위치에 올려보고
좋아라 하는데 누가 시켰다면 그리 정성스레 오랜 시간 몰두를 하겠는가?
자기 자신이 취미가 있어 하는 일이지만 교본집에 나온 완성품과 거의 흡사하게
완벽에 가까운 솜씨를 발휘하는데 그모습을 가만 바라보니 참하고 곱디 고와라~~~
오늘 처럼 날 궂은 비오는 날에는 냉장고에서 신김치 꺼네어 송송 썰고 물오징어 다져
넣은 김치 부침도 노릇하게 부쳐 내오는데 맛깔스런 음식 솜씨도 그만하면 합격이다.
에구~~
그런데 이 이쁜딸 인형만들고 그 남은 천 짜투리며, 실,솜뭉치,음식한다 줄줄이 늘어놓은
그릇과 수북쌓인 설거지
휴~~ 모두 다 내몫으로 고스란히 남음이다.
궁시렁 궁시렁 때로 악악 잔소리를 쏟아내기도 하는데 그래도 딸아이 없으면
어이 이 세상 홀로 걸어 나갈까 싶다.
대학에 입학하고 첫 방학이 오자 딸과 친한 친구가 외국으로 어학 연수를 떠났었다.
날개 잃은 새처럼 한동안 풀죽어 있는 딸을 보면서 부모로써 부족한 뒷바라지가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그도 저도 다 지복이려니 ...
엇그제 딸아이 귀빠진 날이었다.
퇴근길 미역국 끓일 쇠고기와 섭섭하지 않게 아침상 간단하게나마 차려줄 음식
재료를 사들고 딸아이에게 어울릴 핸드백 하나를 골랐다.
딸아이 보다 먼저 집으로 부지런히 귀가하여 아이가 집에 들어 오자~~ 짜잔~~
선물을 받아들고 기뻐하는 딸아이를 바라보면서
이제는 나보다 훨 커버린 아가씨로 자라난 20세의 대견한 딸아이가 그순간은
아장 걷는 아이처럼 눈에 비춰졌다.
그렇게도 좋으니?
딸아이는 응~ ~~
이쁘다 엄마~~
힘든 인생길에 이제는 친구같은 때로 든든한 보호자 같은 딸!!!
딸과 함께 걸어 가는 인생길에 부디 웃음이 널널하기를 소망한다.
아~~ 이제 몇일 있으면 한가위 추석 명절이 다가온다
딸이 묻는다~
엄마 우리 추석에 뭐하지?
글~~~쎄~~~
에이 엄마 뭐 할거냐구?
모올~~라~
작년에는 외할머니 살아계셨으니 다니러 갔었는데
우리 뭐할까?
너도 할머니 많이 보고싶니?
응~~ 그렇지 엄마~외할머니 많이 보고 싶어~~
엄마도 그렇지?
아무렴 그렇고 말고...
딸과 함께 걸어가는 인생길 구비 구비 구비진 길일 지라도 그래도 행복입니다.
네가 있음에...토닥 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