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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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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이야기 ) 돈으로 맺은 인연, 아니 눈인가..


BY 이영주 2004-09-14

결혼 한지 올해가......... 보자 96년에 했느니까 ..  에이 모그겠다 넘 오래되서리.....

우린 학교 동아리 선후배 사이 였다. 별로 잘 알고 지내지도 안았지만, 어느 날 그의 후배이자 나의 나이많은 동기 오빠가 돈을 빌리러 왔다. 91년도에 팔만원이란 돈을 내가 빌려주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가 방세를 내라고 준 돈을 동기오빠가 술을 사먹은 모양이다.

그렇게 해서 자주 만나게 되고 그때 까지만 해도 그냥 돈을 빌려준 선후배 사이였다.

동기오빠의 여자친구와 우리 네명이 곧잘 모여놀았는데 그 날 따라 눈이 왜이리 많이 내렸는지...교통이 두절되었다.  그 동기 오빠는 여자친구와 자리를 빠져 나가고 우린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아니 난 그냥 마음이 편했다.

해서 내가 먼저 잘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했다. 물론 그날 밤엔 아무일도 없었다.

약간의 입맞춤정도라구나 할까?....ㅋㅋㅋ

그리고 나서 연락이 끊긴 그...

그때 나이 21살..  어린 나이에 그래도 매달리는 건 용서가 되지 안아 그가 오면 구차하게 매달리지 안는다고 단호하게 얘기할려구 준비하고 있었다.

근데 왠걸 준비한 얘기는 하지도 못하구 그와 만남에서 더 진전을 나가고 만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 만남...........

같은 동아리라 비밀로 하기로 했는데 결국은 모두가 알게 되었지만..........

21살에 만나 26에 결혼을 했다. 만 5년을 연애를 하구 결혼을 해서 그런지..........별로  신비감도 없구 그랬다.

 

 

그리고 덮붙이자면, 애피소드 한가지만 얘기해야 겠다.

학교 졸업을 하구 그와난 버스로 네시간 거리인 곳에 떨어져 지내야만 했다.

 

그래서 우린 주말에만 데이트를 할 수 있었다.

어느 겨울... 지형의 특성으로 눈이 많이 오는곳이다. 그가 날 만나러 춘천으로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눈을 만난것이다. 체인을 치려고 차에서 내렸는데 그만 장갑을 꺼내다 문이 잠긴것이다. 그때 그는 악성 무좀으로 구두를 신지 못했다. 그래서 운전 중에는 꼭 짚신을 신고 있었다.

그런데 차가 잠긴 것이다.

상상을 해보라

그 눈 내리는 고개에서 짚신을 신고 목장갑을 끼고 어찌 할바모르는 한 남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발은 또 얼마나 시렸겠는가?.......

그 새벽에 ..  나와 조금 더 있겠다고 첫새벽에 출발했는데..........

정말 ...........

 

지나가는 차에 세우려 해도 왠 정신나간 사람인 줄 알고 안 세워 주더란다. ㅋㅋㅋ

어찌어찌하여 장사하시는 트럭을 운전하시던 분이 차를 세워 주어 고개를 내려와

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물론 비상키를 가지고선 다시 올라가 차를 가지고 왔지만.............

지금도 가끔 그 얘기를 하곤 한다.

뭐가 그리 보구 싶어 갔다가 그런 일을 당했냐구............

 

지금은 두 딸아이의 엄마 아빠가 되어 하루하루 잼나게 살아가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 우리도 고비를 넘겼지만, 다시 살아봐도 역시 울 신랑밖에 없다.

우리가 결혼 할 수 있었던 것도 흔들리지 안는 나무같은 울 신랑이 있어서 였던거 같다.

 

근데, 아직도 그 돈 팔만원 못받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