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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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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야기] 헬스맨~


BY 미지의세계 2004-09-13

내나이 스물일곱...   그때 내가 갖고 있는 거라곤 괴로움과 방황에 시달려 찌든 상처입은 마음과  그 방황으로  매일 친구들과 술을 마셔  20대라곤 볼수 없는 뚱뚱한 나의 살들 뿐이었다.

그나마 한가지 자존심이라면 있던 돈에 엄마와 언니에게 빌려 장만한 하얀색 엑센트 자동차 하나 였다.

출근때마다 맞지 않는 옷을 입느라 땀을 뻘뻘 흘려야만 했고 그렇게 하루를 스트레스로 시작하다보니 직장생활도 엉망이고 퇴근후 어김없이 이어지는 친구들과의 술자리..

그러다보니 변변한 남자친구 제대로 사귀어보지도 못했고 남지친구들 조차 그저 성격좋은 친구로만 나를 바라보았었다

그러던 어느날 거울에 비친 내모습을 보고 난 충격을 받았다..

아.. 이모습이 과연 20대의 모습이란 말인가..

그후 곧바로 헬스클럽에 등록을 했고 그때부터 나의 생활은 집과 사무실과 헬스클럽이 전부였다..

안하던 운동을 하니 피곤해서 저녁 약속을 할수가 없었고 그동안의 내 인생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인지 난 미친듯이 운동에 매달렸었다

 

그후 2개월쯤이 지나자 어느새 내몸은 13kg 이나 빠져있었고 그때부터 예쁜옷을 사입는 재미와 화장을해도 이젠 터질것 같은 얼굴이 아닌 갸름한 얼굴이 된 내모습에 내몸과 마음이 모두 달라진 느낌 이었다.

 

그러자 남자들에게도 자신있게 행동을 할수가 있었다..

그럴때 지금의 남편이 내 눈에 들어왔다..    180이 넘는 큰 키에 근육질의  몸...   땀흘릴며 운동하는 모습과 끝난후 항상 샤워하고 나오는 깨끗하고 상큼한 모습이 내눈에 확 들어왔다

그때부터 나의 헬스의 관장과 코치들을 모두 내편으로 만들어 그 남자에 대한 뒷조사가 이루어졌다...

직장이며 나이며 결혼유무 등등을 다 알아낸후 나는 한동안 고민에 빠졋다    

 

아.... 연하였던 것이다..   

 

물론 지금에야 연하가 아무것도 아니지만 6년전만 해도 연하라면 어머? 하면서 한번 더 볼때였다..

그러나 1살쯤은 문제도 아니라는 결론을 낸후 다시 나의 치밀한 계획은 시작되었다..

며칠을 몰래몰래  그사람이 가는 것을 살펴보니 혼자 택시를 타고 가는것이엇다.

그렇지...  나에게는 차가 있지 않더냐..   그후로 기회를 옅보던  어느날 택시를 기다리던 그사람앞에 차를 세우고 말했다..   "타실래요?"     이런 황당한 질문이..  야타도 아니고 말야..

멋있게 집까지 태워드릴께요.. 하던지 안녕하세요...  차가 안오나봐요..  해야지 말야..

어쨋든 그렇게 데려다 준 후부터 자연스레 그사람도 나를 기다렸고 객지사람이었던 그에게 나는 외롭지 않게 해줄 좋은 친구였던 것이었다..

게다가 살도 빼서 날씬하고 예쁘지...  나이도 있으니 이해심 많지  내 지역이니까 숙소로 모시러 갔다가 좋은데 데리고 가서 맛있는것도 먹고 시내구경도 시켜준후 또 모셔다 드리지...  알마나 좋았겠는가..   게다가 이사람은 운전도 못하는게 아닌가...

그렇다보니 둘다 시귀는 사람도 없어 우린 자연스레 애인사이가 될수있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난후 내 생일이 되엇고  친구들과 만나 생일파티도 같이 하면서 먼저 내가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고 첫키스도 하게 되었다..

그렇게 1년여를 연애를 하던중 이사람이 강원도로 발령을 받아 떠나게 되었다

몇달을 눈물로 보내다가 처음으로 그사람을 만나러 강원도 주문진으로 가게되었다..

처음으로 가는길이 오직 그사람을 만난다는 마음으로 어렵지 않게 도착할수잇었고 약속장소에서 그사람을 보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다.

그사람에게 꼭 안기면서 다시는 떨어져 잇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후 처음부터 우리 사이를 알고있던 내 부모님은 결혼을 서둘렀지만 아직 26살밖에 안된 이사람은 결혼을 망설였었다..

하지만 여름휴가때 처음으로 시댁에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그땐 결혼상대자라기 보다 그냥 사귀는 아가씨를 데리고 간거였는데 나를 본 시부모님들이 보자마자 가을에 결혼을 하라는 거였다...   앗싸 !! 

 

그렇게 결혼이 기정사실이되자 난 마침 외가댁이 주문진에 있어서 할머니댁으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직장도 구해 우린 새로운 연애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강원도에서 우리만의 연애를 하다가 1년여가 지난뒤 우린 결혼을 했다..

지금도 주문진에서 보냈던 1년여의 연애기간과 1년정도의 신혼생활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아무도 없는 둘만의 생활이었으니까.... 

 

그후론 결혼생활 5년동안 3분의 2를 주말부부로 살고 있지만 지금은 떨어져 잇어도 그때처럼 그립거나 애가 타진 않는다..

물론 이젠 내남자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남편을 빼닮은 귀여운 두 공주님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도 밉거나 하는 감정이 생길려고 하면 연애때의 애타는 심정을 다시 생각해본다..

헬스에서 샤워하고 젖은 머리로 나오던 상큼한 남자....

처음으로 내 차에 타서 말도 제대로 못했던 남자..... 

강원도 만나러 갔을때 아무말없이 꼭 안아주던 남자....

결혼한후 자는 얼굴을 보면서 드디어 내남자가 됐구나 하며 바라보던 남자...

이제 한달후면 결혼한지 5년이 되는 날이다.

그때보다 근 10kg 이상이 쪄서 돼지가  된  우리 부부지만  가끔 어린 남자 꼬셔서 결혼한 여자라고 나를 놀리기도 하지만  아주 가끔은 토닥토닥거리며 부부싸움도 하지만 그때의 사랑은 변하지 않는것 같다..  

다시 태어나도 이사람과 결혼을 하고픈 만큼...

한번도 연애를 못해본 나에게....   방황만 하던 나의 20대 후반에...   그사람은 나에게만은 정말 백마탄 왕자님 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때의 그차를 남편이 운전한다..  연애하면서 운전도 가르쳐주고 결혼하면서 차도 줬는데 아마도 폐차될때까지 타게 될것 같다..  

 

오늘도 이사람은 덤벨운동을 한다...  내가 반한 근육질의 팔뚝을 유지하기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