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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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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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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의 아들


BY 꽃사과 2004-09-09

나의 큰아들 정우
그 아이가 세상 구경을 하던 날 그는 빨간 핏덩어리로 나의 품에 왔었다.
아들의 생김생김을 뜯어보면서, 나의 마음은 정말 흐뭇했다.
뽀오얀 피부의 큰 눈을 가진 아들은 힘든 엄마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듯
젖만 먹으면, 쌔근쌔근 잠을자곤 혼자서 놀았다.
밤이면 창가로 들어오는 달님을 바라보며 생글생글 웃으며 놀았고
새벽에 눈을 떠보면 전기 스위치에 빨간불을 바라보며 놀고있었다.

그러던 아이가 조금씩 자라면서 이마에 구멍을 내서 놀라게하더니
어느날 이웃집에서 놀러온 아이가 돌린 채밀기에 손가락이 뭉개저 또 놀라게했다.
그러던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고 학교에 들어가면서, 강남에서 돌아온 제비마냥
이런 저런 소식들을 물어다주어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나에게 힘이되었다.
하루종일 학교간 아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가,학교에서 있었던일을 묻곤 좋아했는데
이 아들이 조금씩 커가면서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올 봄엔 변성기가 와서 전화하는 사람마다 울 신랑이 받는줄알고 가슴 철렁하게 만들더니
어느새 팔과 다리엔 솜털을 벗어내고 징그러운 털들이 대신 자리잡아
요즘 아이의 팔과 다리를 보면서 진화가 덜 되었다며 엄마는 놀려주고있다.
그런 아들에게 얼마전 내가 겪었을법한 사춘기가 찾아온 모양이다.

아들은 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를 가슴에 담고 좋아하는 모양이다.
방학동안 학교에서 보내준 문학캠프에서 만난 여학생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채팅을 하지않던 아들이 어느날부터 자기가  회의를 해야한다며 채팅을 시작하기에
어떤 아이들이냐고 묻자 캠프에서 만난 아이들끼리 같은 시간에 모여 이야기도 나누며
회의를 한다나~~
그런  오빠가 궁금한지, 두 동생들은 오빠의 마음은 생각지도않고 바짝 붙어앉아
방해 공작을 한다.
그러다가 말을 않해주는 오빠의 일기장을 들고 딸아이는 방으로 잽싸게 도망을 가고
그것을 본 아들의 추격전이 벌어지고, 또 아빠는 그런 딸아이를 야단을 치자
아들놈은 눈물을 뚝뚝 떨기며, 동생을 노려본다.

어느날 방을 치우러 들어가, 노트가 방바닥에 놓여있기에 보니
겉장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누구든 손대지마!   보면 죽음이다.
하지만 보란듯 펴놓은 노트를 어찌 그냥 지나치겠는가?
몇줄 읽어보니, 이런 감정은 처음이다. 뭐~~이런 식으로 써있기에, 명색이 엄마이면서
겉장에 써있는 죽음이다란 글귀가 생각났다.
저에게 얼마나 큰 비밀이기에 그렇게까지 써놓았을가 싶어, 그냥 덮고 나와
김정우, 일기장 엄마 보라고 펴놓았니?
그렇게 관리하면 엄마가 본다.
그 소리에 아들은 달리기 선수처럼 달려가 일기장을 감추고온다.
그런 아들을 보면서, 정우야 !
비밀은 안만드는게 좋은거야.
그래야 이 다음에 니가 안힘들어진다.

눈치없는 신랑에겐, 아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채팅시간을 주라고 이야기해놓고
두 동생들에겐 그 시간만큼은 옆에가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아두었다.
예전에 우리 부모님은 먹고 사는데, 정신없어 자식들의 사춘기까지 챙겨줄 여유가 없었고
남자 친구의 전화라도 오면, 무지막지하게 끊어버린 아빠의 처사에 늘 불만을 가졌었기에
아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지않게 지켜주고 싶다.

아빠는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고하자, 많이 궁금한 모양이다.
어떤 여자냐고 물어도 함구하고있는 아들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지만, 자기만의 세상에
가슴의 문을 닫고있는 아들이, 오늘 아침에 유도신문을 하는 엄마에게 걸려들었다.
비슷한 이름을 대자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더니, 저혼자만 여자친구라고 생각하지!
그 학생은 남자친구로 생각도 않하고 있을걸?  하는 엄마의말에
그애도 절 친구로 생각한다며, 축제때 놀러오라고 했다나~~
ㅎㅎ 그런데, 이녀석 초등학교때부터 우째 좋아하는 여학생이 지보다 나이많은 학생을 좋아하는지
이제 아이들이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는것을 보면서, 철없는 엄마도,슬슬 이별 연습을 해야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