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누가 볼까수줍은
가을비가 안방창문을 두두리더니
겨우 목만 축이고
미안한듯 비는 그치고 말았다
남편은 공장의 물건 젖을까 12시에
차몰고 공장으로 달려가고
나 혼자 빈방을 지키며
이것 저것 상념에 잠기다가 보니
새벽 다섯시...
예약해논 밥이 다 됐다고
소리 소리 질러서
김밥세줄싸서
딸아이들 썰어주니
머리 드라이 하면서 주섬주섬
스타킹 신으면서 주섬주섬
컴터 확인하면서 주섬주섬...
이렇게라도 하면 아침밥을
거뜬히 먹일수가 있다..
안그러면 겨우 두어수저 뜨다가
물 한모금먹고 일어선다
그래서 개발한것이 김밥이다
그리고 6시 -7시 에 출근시키고 나서
안방의 돗자리를 걷어 수돗가에 펼쳐놓고
비누 풀어서 앞뒤로 박박 문질러 닦아서
빨랫줄에 걸었다.
돗자리 결 사이로 가을의 아침햇살이 빗줄기처럼
내리 쏟아진다
딸을 내놓는다는 가을볕에
난 여름내내 시원하게 깔던
대나무 돗자리를 널어놓았다
잘 마른 돗자리는 켜켜로 신문지를 넣어서
돌돌 말아 비닐로 싸서 베란다 한켠에
세워두었다가
다음해 여름에 또 안방에 깔면
뽀송뽀송한게 이듬해 까지 가을 바람이
베어있다.....
나의 오늘은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