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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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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볕에 돗자리를 널고....


BY 청송 2004-09-06

어제 밤에 누가 볼까수줍은

가을비가  안방창문을 두두리더니

겨우 목만 축이고

미안한듯 비는 그치고 말았다

 

남편은 공장의 물건 젖을까 12시에

차몰고 공장으로 달려가고

나 혼자 빈방을 지키며

이것 저것 상념에 잠기다가 보니

새벽 다섯시...

 

예약해논 밥이 다 됐다고

소리 소리 질러서

김밥세줄싸서

딸아이들 썰어주니

머리 드라이 하면서 주섬주섬

스타킹 신으면서 주섬주섬

컴터 확인하면서 주섬주섬...

 

이렇게라도 하면 아침밥을

거뜬히 먹일수가 있다..

안그러면 겨우 두어수저 뜨다가

물 한모금먹고 일어선다

그래서 개발한것이 김밥이다

 

그리고 6시 -7시 에 출근시키고 나서

안방의 돗자리를 걷어 수돗가에 펼쳐놓고

비누 풀어서  앞뒤로 박박 문질러 닦아서

빨랫줄에 걸었다.

돗자리 결 사이로 가을의 아침햇살이 빗줄기처럼

내리 쏟아진다

딸을 내놓는다는 가을볕에

난 여름내내 시원하게 깔던

대나무 돗자리를 널어놓았다

 

잘 마른 돗자리는 켜켜로 신문지를 넣어서

돌돌 말아 비닐로 싸서 베란다 한켠에

세워두었다가

다음해 여름에 또 안방에 깔면

뽀송뽀송한게  이듬해 까지 가을 바람이

베어있다.....

나의 오늘은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