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부터 시작해온 나의 오랜 습관인 수영!
하루 삶의 즐거움중 반절이상을 차지해온 수영은 삶의 활력소이자
많은 '인생이야기' 를 가진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횟수로 10년정도 되어가나보다. 그동안에 첫애낳고 약 몇개월 쉬고
둘째낳고 약 1년간 쉬고 했지만은... 중학교때부터 새벽잠이 없는 나를 주위에선
'애 늙은이' 란 소릴 들었다.
새벽에는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작은 ' 마법의 성'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아무 뒤척임 없는 새벽은 나를 방해하는 요소가 없는 고요함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책을 읽어도 집중이 잘되고 무언가를 바짝 쏟아내고 싶은 열망이 있다.
이 시간만은...
아침 5시가 되면 벌떡 일어나 밥을 꽂고 어느 정도의 반찬에 찌게를 해놓고
청소를 하고 수영갈 준비를 한다. 운동을 하려고 산 자전거를 타고
모자를 눌러쓰고 '주부' 가 아닌 내 이름 석자로 돌아간다. 평소 차림과는
달리 좀더 발랄하고 생기차게 차림을 하고 간다.
또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자 함일까?
새벽에는 낮풍경과는 사뭇 다른 그림이 펼쳐진다.
신문 배달하는 아줌마와 아저씨들 그리고 우우배달 할려고 리어커에 우유를
싣는 아줌마들! 그리고 교회갈려고 성경책 꼭 끼고 종종걸음 으로 교회가는 풍경들 !
그리고 우리 동네에서 제일 일찍 문을 여는 과일가게 아줌마!
생기 발랄함의 아침 풍경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나의 속도를 더 빠르게 한다.
천변을 따라 오솔길처럼 나 있는 길을 가노라면 약간의 콧노래가 나도 모르게
흘러 나온다. 또다른 세계의 나를 발견함의 감격일까?
억눌린 주부생활에서 나 혼자만의 자유로움 ! 모든 책임과 의무에서
잠시나마 해방되어 잊어버렸던 사춘기 시절의 넓디넓은 꿈을 생각하면서
수영장으로 향한다.
나의 이상이 무엇이었나 ! 과연 나는 어디로 흘러 가고 있나 생각하면서...
많은 사람을 거느리고 유통업을 하는 남편의 일을 거들어 준다고 그리고
아이 출산후 정신없이 살다보니 1년정도 아무 운동도 하지 않은적이 있다.
매일 밤낮으로 얼굴을 봐야하는 남편과의 잦은 충돌과 산후의 약간의 우울증이라
해야되나? 변해버린 몸매로 불만이 갈수록 늘어만 갔다.
나 자신의 불평불만의 생활이 누적되자 무언가 분출구를 찾아야겠다는
욕구불만이 늘어갔다. 그럴 즈음에 아는 언니가 너 "좋아하는 수영' 계속하라고
충고를 해 주었다. 다시 시작한 이 운동 ! 무언가 나를 짓눌리고 있는 무거운
기분으로 부터 나를 탈출시켜 주었다.
이젠 생활이 되어버린 이 아침운동! 5시 반정도에 먼저 축구장에 도착한다....
그 많은 사람들이 언제들 와 있는지... 50바퀴 도는 아저씨가 있나 하면 10kg를 빼서
완전히 몰라보게 변해버린 멋쟁이 몸짱 아줌마가 있다.
가벼운 인사를 하면서 서로 재미있게 운동하자고 말을 붙인다.
처음에 종합 경기장에 도착해서 그 넓은 운동장을 5바퀴 걸으면 약간의
기분 좋은 땀이 나를 젖신다. 그리고 약간의 스트레칭으로 쾌적한 아침을 맞는다.
그리고 수영장으로 직행! 매일 만나는 회원들과의 가벼운 눈웃음 인사!
거의가 10년이 되어가는 우리반 언니들과 남자분들.... 한달에 한번씩 정기
모임을 갖는다. 물속에서 만나는 것하고 밖에서 만나는 것은 사뭇 모습들이 각기
다르다.
물속에서 더 멋있는 사람이 있는반면 밖에서 보면 더 우아한 느낌이 나기도...
주로 남자 여자 거의 같은 비율로 20명정도 한반에서 같이 한 팀이 되서
수업이 이루어진다. 거의가 30-40대로 이루어져 공감하는 부분이 비슷해서
편하기도 하다. 물속에서 사심없이 만나는 사람들이라 언니 동생하며 서로의
애로점을 서로 편하게 털어놓기도 한다...
우리반은 주로 팔은 나비처럼 예쁘게 몸은 고래처럼 날렵하게 해야하는 접영과
자유형을 거의 80%차지한다. 워낙 오랜된분들이라 바짝 수업을 쉴틈도 없이 돌리면
어느새 전신에 힘이 다 빠진다......
하지만 그 누가 알랴! 이 상쾌하고 날아갈듯한 기분을..... 사우나도 조금하고
밖에 벤치에서 모두들 둘러앉아 '모닝커피'한잔씩... 하루가 가뿐히 시작될것
같은 기분이다...
무언가 집에만 있을때는 '나는 누구인가' 라는 온갖 쓸데없는
잡념으로 시간을 헤매기도 했다. 육체적 스트레스보다 '잡념'이라는 무서운 정신적
스트레스로 괜히 얘들에게 쓸데없이 화를 내기도 얼마나 했더가? 이젠 안
일어나면 왜 안가냐고 무언의 편의를 주는 남편이 약간은 고맙기도...
이제는 나의 생활의 일부분이 된 이 수영! 비가와도 눈이와도 가고 싶을정도로 나는
이 수영을 사랑한다. 모든 잡념으로 해방시켜주었으니... 나 자신을 다스리는
힘이 생기고 무언가 하루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활력소가 되어간다. 그리고
무언가 바쁘고 할일이 생기면 '잡념'이라는 단어는 나의 곁에서
사라질 것이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