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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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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상


BY 이쁜꽃향 2004-09-02

관 상

      "이 신발 주인은 재주가 다재다능하신 분이시군요!!" -먼 소리여???저 사람이... 신발만 고쳐주면 될 일이지 먼 사설이 저리 길어?? "원리원칙주의자시네요~ 그런데...그 성격을 바꾸려고 애를 쓰시는 중이시군요!!!" -월렐레...그걸 어케 알았쥐이??? "흠...정이 많으신 게 큰 병이시구만... 정 때문에 망한단 말 하시겠어..." 혼잣말인지 들으란 말인지 구두수선집 쥔장은 연신 낮은 소리로 말을 잇는다... 먼저 기다리던 사람들 것 젖혀두고 내 일부터 봐주는 것부터가 요상스럽더니 알쏭달쏭한 말만 계속 하고 있네... 장난끼가 발동한 나. 잽싸게 내 차림새를 훑어보니 딱 까페 마담 폼이네... (하늘색 나시원피스에 비슷한 색상의 꽃무니 핸드백에 흰 구두, 하늘색 양산...^^) "아니...아저씨...뭐...보실 줄 알아요???" 내 말엔 코방귀도 안 뀌고 또 말을 잇는 그 사나이. "사회전문가시군요~" 어라...점점... 이 사람...나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던 사람 아냐???혹시???? "거 있잖아요, 공주는 어쩐답디까???" 혼잣말처럼 궁시렁대더니 또 내게 말을 툭 던진다. "뭐... 말씀이요? 공주가 뭘 어쨌게요??" "아니...김자옥이 부른 노래 있잖아요~" "공주는 외롭다했죠~" "그거 아닌가요? 공주시잖아요, 그러니 외롭지요!!" 흐악!!!!!! 이 남자 진짜 뭣 보는 모양이네... 내가 공주병인 걸 어케 알았지... "요즘...자신의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 중이시죠?? 그러나...섣불리 자신을 변화시키려 하시지 마세요. 누워 침 뱉기 아시죠? 누워 침 뱉으면 어디로 떨어집디까??" 웬지 뜨끔한다. 사실이 그랬기 때문에 도둑이 제 발 저려서이다... "아니...아저씨!!! 그러면 한가지만 물어볼께요... 제가 뭐하는 여자 같소???" 당연히 '나가요~'마담이라 하겠지... 그 말엔 대꾸도 않고 대뜸 나를 쳐다보며 하는 말, "이 세상에서 제일 부자가 누군지 아세요??" 이건 또 뭔넘의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여... 이 세상에서 제일 부자가 누구냐니... 내가 그걸 어케 알어??? 그걸 알면 내가 한국에 있겠냐? 통계청을 거쳐 해외로 진출했겄제... 그러다 성경말씀이 생각나서 한마디 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젤 부자 아닌가요~" 갑자기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구두수선집 사장, 무릎을 탁 치며, "캬~~정말 어느 분이 부군이신지 무지 복이 넘치신 분이십니다!!! 부인을 너무나 분에 넘치게 잘 얻으신 분이시니까요" 살다살다 별 이상스런 아저씨도 다 보겠네... 처음 본 여자한테 별 소릴 다 하시는구먼... "ㅋㅋㅋ...남들도 다 그렇게들 말합디다만. 그나저나 아저씨! 제 직업이 뭐일 거 같소?" 되도록이면 신분을 위장하기 위해 사투리를 쓰려고 일부러 어투를 바꿔 되물었다. 열심히 신발에 손놀림으로 바쁜 그 남자, 잠시 손을 멈추더니 한마디 툭 던진다. "하나는 선생님이시군요!! 오늘은 거그까지!!" 입이 딱 벌어졌다. 까페마담이 아니고???? 뭔가 속내를 들키고 만 것처럼 께름칙한 가슴을 안고 돌아 나오며 중얼거렸다. 저 사람 말이 정말 맞는 거라면...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못들어 하노라... 정이 많은 게 병이라면... 오늘부터 유정도 아닌 매정하게 살아야 할까나... 졸지에 선채로 관상 팔리고 와 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