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떠나간뒤 늦은 휴가를 항상 즐긴다.
이유는 조용해서 좋고,너무 덥지 않아서 좋다.
시끌벅쩍한 사람냄새나는것도 좋지만,이렇게 조금만 늦추어가면 좋은공기,좋은물,맘껏 만날수 있어 좋다는것을 일찍이 알았기에.....
토요일,일요일을 넣어서 월,화,수 이렇게 5일동안 여름휴가를 고향 대구로 갔다.
제일 덥다는 대구를 왜 가냐는 사람들도 많지만, 고향이고, 내부모가 계시고,마음이 편안한곳이여서 매번 찾는다. 그리고, 대구 인근에 가볼만한곳도 찾아보면 꽤 된다.
푸른바다도 가깝고, 산과 계곡도 멋있는 곳이 많다.
첫째날! 신랑이랑 채은이와 뱃속에 꼼틀되는 둘째와 네명이서 자가용에 몸을 싣고 떠났다.
12년 동안 정들은 르망이 우리애마이다. 고장도 자주나고, 고치기도 수십번...고향까지 무사히 가다오..하면서 고속도로를 탔다. 싱싱 잘도 달렸다.
우선 국도로 가다가 병천순대가 유명하다면서 점심식사를 간단히 국밥으로 해결했다.
부모님생각에 병천순대 아이스박스에 꼭꼭담아서 싣고 내려갔다.
대구도착!! 작은집, 큰집 모두 모이시라 해서 순대와 술한잔 기울이며, 못다한 얘기꽃도 피우고,재미있었다. 모처럼 먹어보기힘든 순대를 사와서 인지 모두들 좋아하셨다.
둘째날! 운전도 힘들었고, 둘째날은 조용히 집에서 쉬려고 했는데, 신랑친구가 전화왔다.
몸만 오란다. 먹을것, 차편, 놀꺼리..모두 준비했다고...몸만 오랜다.
부랴부랴...대충챙겨서 떠났다. 합천 해인사로...
대구는 물이 매말라 없다고 했는데, 이곳은 아직 물이 흘렀다.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한 깊이에 그다지 차지도 않은 개울물에 채은이가 반해버렸다.
처음선물받은 분홍색 원피스 수영복과 수영모를 쓰고, 하루종일 물안에서만 놀려고 한다.
어린것이 정말 물에 대한 겁이없다. 아빠를 닮아도 너무 닮았나보다.^&^
준비해간 삼겹살은 숯불에 지글지글 몸을태우고, 누룽지가 살짝되어버린 밥도 고슬고슬 너무 맛있었다. 물론 참치가 퐁당빠진 김치찌게도 일품이였다.
술이빠지면 섭하겠지...임신중이라 약간의 맥주로 달래야했지만,워낙 술이 약해서....
정말 후회없이 재미난 하루를 보냈다.
셋째날! 친정에서 잠을 청했다. 피곤했나보다. 아침에 겨우 일어난 시간이 9시가 넘었다.
오늘은 청도 시외할머니댁에 다녀가기로 한날이다. 이렇게라도 찾아뵙지 못하면, 명절날때도 못가고 얼굴뵙기가 무척 힘들다. 그래서 매년 여름휴가때는 물좋고,공기좋은,할머니,할아버지도 뵐겸 청도 유천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동서도 합세했다. 마침 휴가기간이 똑같아, 도련님의 이스타나에 어머님과,아가씨가족이랑 모두 대식구가 청도로 향했다.
가는길에 시골장에서 육계두마리와 과일...등등 시장을 봐서 향했다.
어르신들을 뵙고,점심을 간단히 먹고, 이런저런 얘기며, 채은이 재롱도 보여주고, 몇시간 흘렀나보다. 이제 또 물놀이 하러 떠나야 했다.
죄송스러웠지만, 고마워하셨다. 이렇게 시골에 찾아왔다시면서..
당연히 해야할 도리인데...쑥스러웠다.
유천에서 닭백숙을 해먹었다. 찹쌀이랑 녹두를 넣어서인지 구수한맛이 일품이였다.
늦은오후 아버님이 콩국수를 사주신다면서 모두 팔공산으로 드라이브갔다.
작은식구네와 함께..아버님 바가지 무지 쓰셨겠지만,기분은 좋으신가보다.^&^
넷째날! 작은아버지께서 진짜 맛있는 콩국수를 사주신다면서 또 부르셨다.
공짜라고 좋아서 먹으러 갔다. 신랑이랑 어머님이랑...
직접갈아서 구수한 콩맛이 일품이였다. 그리고 처음으로 채은이와 어머님을 모시고 가까운 수영장을 찾았다.
햇볕이 강해서 실내수영장을 찾았지만, 물놀이 하기에 안성맞춤이였다.
여전히 겁없는 우리딸 채은이...."뛰어.."하면서 물에 풍덩풍덩..수십번을 해도 지치는 기색하나 없다. 한참을 놀았나보다. 배도 고프고, 잠도오고,겨우겨우 딸아이 달래서 집으로 왔다.
참!! ,KFC에 들려서 쿠폰으로 아이스크림도 먹고,후라이드도 사먹었더니, 정말 좋았다.
다섯째날! 늦은저녁에 둘째언니와 막창집에서 술한잔!!
친정에서 잠을 청한뒤 아침에 눈을떠보니,엄청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시원해서 좋았지만, 안산집까지 갈려니, 캄캄했다.
우리 애마에 온갖짐 다싣고, 시어머니며,친정어머니가 챙겨주시는 반찬이며, 먹거리를 잔뜩싣고는 대구를 떠나 안산으로 향했다.
채은이가 많이 피곤했는지, 그나마 잘자주어서 편했다..
그런데, 사고는 지금부터다.
김천을 조금 남겨두고, 신랑이 그랬다. "어...차가 멈췄다." 막 잠이 오려던 나는 한대얻어맞은느낌...."뭐라고.."했더니, 타이밍밸트가 끊어진것 같다면서 고속도로갓길에 겨우 차를 세웠다. 정말 황당했다. 겁도 났다.
경부선은 맑은 날씨에도 사고가 꼭 한두건 일어나는데....이렇게 빗길이면 더욱 위험했다.
앞이 보이질 않았다. 양동에로 물을 가득 부어버리는느낌...그대로다.
보험회사에 빨리전화해서 렉카차도 부르고,김천으로 내려서 급하게 차를 고쳐야했다.
처음 당해보는 사고라서 아찔했지만, 정말 보험회사가 이럴때 필요하구나..라고 느꼈다.
여름휴가비 알뜰하게 쓴다싶었는데, 엉뚱한곳에 돈을 퍼붓는다. 아깝다.
채은이 맛있는 과자 사먹이라면 주신 할머니용돈을 우리 애마가 몽땅 삼켰다.
채은이는 알란가..모를란가..잘도 잔다.
늦은출발로 안산도착하니,밤 9시를 넘겼다.
친정아빠가 고생했다시며, 서울 터미널에서 맛있는 저녁을 사주셨다.
집에 도착하니, 늦은 10시 넘었고, 시댁에서도 고생했다시면서 큰일날뻔 했다시며, 집에 도착했으니, 이제 자야겠다..하시면서 전화를 끊으셨다.
이번 휴가는 알차게도 보냈지만, 하마터면 큰일날뻔도 했다.
아찔한 경험...휴...내년에는 우리 애마를 정말 바꿔야 할텐데.....
"신랑아,,신랑아..르망을 사랑한다지만, 우리 채은이와 뱃속에 아이를 위해서 이제 새차로 바꾸지 않을래.."
신랑도 이번에 많은것을 느꼈나보다. 차는 다 똑같다 하지만, 자기도 놀란터....
이번에는 꼭 바꾸자..뱃속에 애기탄생기념으로....
이렇게 4박5일 여름휴가는 무사히 끝났답니다.
많은 이야기꺼리가 있는데, 글솜씨가 없어서 간단하게 적었네요.
궁금하신분들은 아줌마닷컴 황여사댁 블러그를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