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오지 않을 비처럼 끝이 보이지 않을만큼 내리던
폭우가 멈추더니 싸늘한 기운이 거실을 거쳐 방안에까지
노크도 없이 들어 왔다.
십년만에 찾아온 더위가 사람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가을의 곡식을 추수함에 있어서 들떠있는
마음을 무참히도 무너뜨린 태풍은,언제 그랬냐는듯이
곱지 않은 햇살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삼년 연속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강원도 어느 마을엔
깊은 한숨을 쉬며 비로 가득 채워진 장막을 바라 보며
내일이 어찌 있을까 하는 근심에 차 있는 모습 이었다.
열심히 땀을 흘리며 노력한 대가가 이렇게도 아픈일로
데신 한다는 것이 너무 비참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냥 지나치면 안돼는 것이었던지............ .
잠긴 사과나무를 보고 울부짖는 한 아주머님의 눈물이
이 순간도 잊혀지질 않는다. 검게 탄 모습이 한 여름
땀을 흘리시며 추수때의 기쁨을 얻고자 하셨던 그을림
이실텐데....... 그 고생이 한 순간의 폭우로 인하여
눈물을 흘리셔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화면을 보는 것
조차 아픔이었다. 울부짖는 그 모습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
그들의 슬픈 마음이 오래이지 않기를 바래는 마음이
그들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되지나 않을까 염려가 된다.
작년의 아픔이 올해는 아니기를 바랬던 그들인데도
여전히 그 아픔이 연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씁슬함을 주고 있다.
이제는 아니기를 바랬던 기대가 또다시 내년에는 아니기를
바래야 한다는 사실이 모두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