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4월
옥이는 동네 아줌마들과 어느 옷 공장에서 풀어논 반팔티셔츠에 단추를 끼우는 일을 어울려서 한다
그 곗돈 오야지 아줌마 집에서
옷하나 끼우는데 단돈 2원 집에서 하기는 쉽고 가격도 쎈 편이다
아이도 없으니 옥이가 정말 많이 벌려고 애를 쓴다
말도 안하고 눈길도 옷에만 준다
커피며 또 누가 코를 만드는데 잘 만든다더라 ,점도 빼고 팔자가 폇다더라 입술선이 뚜렷해서 좋더라 턱이 길어서 깍앗는데 이쁘게 댓다더라 그 중에서 쌍거풀 수술이 말이 제일 많고 제일 많이 했다고 여기저기 쿡쿡 웃고 킥킥 대고 누구네 신랑이 어쩌고 저쩌구 바람이 나고 도망을가고 ..............
옥이는 그저 귀로만 듣고 말을 안한다
안하는게 아니라 그 틈에 낄수가 없다
돈이 없으니 그런 이쁜 수술 한 사람들하고 대화할 내용이 없고 이제 신혼이고 신랑이 그렇게 잘하니 바람이 나서 도망가고 속 썩고 할 일이 없으니 또한 틈이 없다
오른쪽 엄지 손가락이 벗겨지고 아른거려서 단추를 빨리 많이 끼울수가 없다
허리도 아프고 뱃속에 아기가 똘똘 뭉처서 앉아있을수가 없다
아마 아기도 힘이 든가부다
"새댁 쉬엄쉬엄해 이걸로 때 부자 되려구 그래?"
"놔둬 저렇게 열심히 해야 벌지 걸리적 거릴게 없는데 뭐해 차근 차근 벌지 안그래 새댁?"
"오전 내내 아무것도 안먹고 과자도 ,커피도 그렇게 벌어서 뭘 하려구 그래 ?"
"손 아플텐데 천천히 해라 새댁아 이거 시간보내고 이렇게 모여서 수다떨고 그러면서 하는거지 새댁은 신랑이 착실히 벌잔아 그러니 배 불러거지고 그렇게 악다구니로 벌려구 그러지마 응 자 그만해 손도 아플텐데 "
아줌마들의 만류에 옥이는 못 말리는듯 손을 놓는다
"후~"
옥이가 손가락을 만지다 후~하고 분다
엄지가 많이 아프다
"하하하 거바 아프지 이거 돈 안돼 새댁이 몰라서 그러지 부업은 돈 받아받자 금방 없어지는거야 으그 쯧쯧~"
"아줌마 아줌마~"
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누가 왔나 새댁 신랑 목소리 같은데"
"네?"
옥이가 철렁 가슴이 내려 앉는다
"ㅇㅇ씨예요?"
옥이가 문을열고 나가본다
정말 옥이 신랑이다
"아니 먼 일이래 "
"오마나 어디 다첫나바 목발을 짚엇어"
"어디 어디 정말이네 어디 부러졋나"
"아고 나도 좀 보자 신랑 얼굴 잘생겻나"
"이구~지금 그게 문제야 어디 많이 다쳣나바"
"아니 왜그래 모습이 ? 어떻게 된거야?"
"으~~~응 가서 말해줄께 집에 가자 여기서 머하는 거야?내가 안채 아줌마 한테 물어물어서여기까지 찾아 왔잔아"
'아줌마 저 갈께요 "
"응 그래 잘가 그리고 신랑은 왜그래요?"
"아~예 안녕하세요 회사서 조금 다쳣어요 별거 아닙니다"
"예~ 얼른 가요 새댁 데리고 아프시겟다"
신랑은 걱정이 되고 놀라서 얼굴이 파래지고 눈이 동그래진 옥이를 처다보고 웃으며 집으로 간다
찌그덕 턱~찌그 터덕
목발의 소리가 요란스럽고 소리에 비해서 발걸음은 더디다
옥이가 신랑 팔을 부추긴다 목발이라 별 효과도 없는데 옥이는 그저 땅
만 바라보고 신랑은 그게 더 힘들지만 참고 걷는다
옥이는 가슴이 뛴다
(이 사람이 정말 병신이 되면 난 어쩌나 옛날처럼 도 동네 일하면서 밥을 얻어먹어야 하나 그럼 뱃속에 아가는 어쩌나 또 가난하게 살면 이젠 정말 어쩌나 )머리가 정신없이 돌도 돈다
다시금 동네 일하면서 동개처럼 얻어먹는 밥이 옥이는 일년간 편하게 살은 댓가라는 생각에 결혼전 생활이 생각나 눈물이 절로 흐른다
문을 먼저 열고 신랑이 들어간다
"왜그래요? 어쩌다 그랫어요 어디예요 부러진거야? 누가 그랫어? 화사는?이젠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언제 까지 이래야 되요? 많이 아파요? 회사 못다녀요?"
숨이 찰정도로 옥이는 절망감과 걱정과 지난 생활에 신랑얼굴은 보지도 않고 마구 물어본다
양볼에 눈물이 흐르고 목소리는 젖어서 메어 온다
'아고 우리 옥이 밥 굶을까바 숨차도록 물어보네 그런거 아냐 발가락 좀 다처서 기부스 하고 온거야 보름 휴가야 잘 됏지머 애가 날 날짜도 다가왔는데 그리고 걱정말고 또 운다 내가 그랫잔아 고생 안시킨다고 그 약속 지킬테니까 울지마 그렇게 걱정이 됫어? 우리 옥이가 ? 아고 불상해라 하하하하 자 그만 울고 나 밥좀 주라 응 ? 지금은 안아파 "
신랑은 아픈 발보다 옥이 달래느라 더 진땀이 난다
"정말이지? 아무일 없는거지? 그럼 나 믿는다 자기 거짓말 하면 안돼 난 세상에서 거짓말이 젤로 싫어 "
"알았어 내가 왜 거짓말 하겟어 걱정하지마 그러니 밥이나 주세요 하숙집 아줌마 ㅎㅎㅎㅎ"
옥이도 웃는다 눈엔 아직도 눈물이 못흐른게 그렁그렁 하다
반찬없는 밥이지만 쌀을 아끼려 점심을 항상 굶던 옥이가 오랫만에 신랑하고 찬밥을 곤로에 끓여서 대접에 나눠 먹는다
정말 올새만에 먹는 점심이라 꿀맛이다
밥을 끓여서 둘이먹을만큼 푸짐하다
신랑은 아직도 모른다 옥이가 점심을 굶는것을...................
"잘먹네 입이 덜 아픈가부다 그치 혹시 낳는건 아닐까?ㅎㅎㅎㅎ"
옥이는 아무말이 없다
"말좀 해가며 먹어라 혹시 점심 굶엇어?"
"아니요 ㅎㅎㅎㅎ 그냥 맛잇네 자기랑 평일날 먹어서 그런가 처음이잔아"
옥이도 서울 생활에 이리 말 바구고 저리치는데 익숙해진다
그런 옥이가 밉지가 않다
옥이의 서울생활이 배 부른만큼 젖은것일까
이젠 옥이도 지 밥그릇 뺏을수 그리고 이익을 볼줄아는 그런 새내기 서울 주부가 된것일까
점점 옥이가 욕심많고 정이 없어지는 서울에 익숙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