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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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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4-08-19

" 누나 나 종근이야 잘지내지? 병은 어때 ? 지금 심하겟다 그치? 애기 때문에 약도 주사도 하질 못하니 많이 아픈데도 누나 장하다 그렇게 아픈데도 참으니.... 그리고 와이셔츠에 보내온 과자며 껌이며 사탕은 매형이 삿다며? 소대안이 난리가 낫엇어 지금 밤인데 보초서면서 (쵸코파이 )먹고 잇어

천천히 씹는데도 막 넘어간다 누나야 아껴서 먹으려고 조금씩 깨물엇더니 부서져 나가는게 더 많은것 같아서 크게 한입 짤라먹엇어 포장지는 부시럭 거려서 걸릴까바 아까 보초 나올때 까서버리고 주머니에 넣엇더니 쵸코렛이 약간 녹아서 옷에 묻엇네 근데 그것도 빨아먹엇어 윗 주머니에 넣어엇거든 누나 불치병에 걸려서 치료도 못하고 약도 없고 돈도 없으니 불쌍한 내 누나 시집가서 잘 살줄 알았는데 어떻게 누나한테 그런 불행이 ..........

누나 내가 군대 오기전에 누나하고 어릴때 싸웟던거 미안해 다 내가 잘못해서 그런 병에 걸린것 같아 한밤에 보초설때면 항상 달한테 잘못을 비는데도 누난 낳질 않고 항상 심해진다는 소식에 자꾸만 내 눈이 벌개지고 아구같이 덤비던 내가 지금은 후회가 되

누나  나 정말 누나 좋아해  아마 그렇게 싸웟던 정이 이젠 정말 애틋한 정으로 남앗나바 그리고 시집가니깐 더 그립고 보고싶어

내 생일도 챙겨주고 보내준 과자 조금밖에 못 먹엇지만 얼마나 기부닝 좋던지 그 안에 있던 편지가 더 좋앗어

집이 가난해서 누나 친구들 다 가는 중학교도 못가고 동네 식모처럼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일을 하던 누나 내 누나 지금 은 병에 걸려서 아픔에 겨워 눈물에 사는 내 누나  누가 내 누날 도와줘서 그 병을 낳게 해줫음 좋겟다

둥근 달에 빌어도 보고 할줄도 모르는 기도도 해보는데 왜 낳질 않는지...

누ㅡ나  힘내 매형이 그렇게 잘해주니 정말 다행이다

누나  나 신경쓰지마 밥 잘먹고 잘하고 있으니까 알앗지 ...."

옥이는 종근이의 편지에 눈물이 편지지에 젖어서 자꾸만 흐려지지만 손등으로 훔치며 한자 한자 놓칠세라 천천히 읽어 내려갑니다

먹질 못해 기절까지 해 가며 공부하던 그 남동생

까바라지지도 않고 순하게 자라준 옥이 남동생

옥이하곤 세살차이지만 항상 싸우고 미워하던 그 남동생

그 동생이 대학 가면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중엔 부러움에 울던 옥이

(나두 책 한권끼고 저렇게 대 낮에 산넘어서 학교 가밧으면 이쁘게 운동화신고 주름치마 입고 그럼 나두 이쁠텐데....")

지난날 친구들 중학교 가던 아침 옥이는 물지개 지고 개나리 담에 숨어 친구들 교복 바라보며 가만히 숨어 앉아 그친구들이 자나가기만 기다리던 옥이  담넘어로 고등학교 입학소식에 웃던 친구들의 웃음소리에 옥인 부엌에 가서 연탄불을 갈았습니다

이젠 세월이 흘러 기억속에만 있는 모습이 다시 보입니다

하지만 동생이 잘 하고 있다니 옥인 울다가 다시 웃어봅니다

편지를 잘 접어서 봉투에 넣어봅니다

가위로 잘 자른 봉투에 ......................

밥상위에 파리가 날아 갑니다

옥인 보면서도 움직이질 않습니다

손엔 여전히 동생의 편지가 소중히 쥐어져 있습니다

허공속에 옥이 눈빛이 힘없이 퍼져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