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의 길고도 짧은 레프팅이 끝날 무렵
동강엔 비가 내렸다.
댐을 방류했다는 뉴스와 함께
비가 내리면서 동강의 각 지류들은
뻘건 흙탕물을 내려 보냈다.
흙탕물들이 동강과 합류하면서
강은 두가지 색갈을 내고 있었다.
점점 줄어드는 푸른색과
제 영역을 넓혀가는 흙탕물
조금씩 흙탕물이 섞여들때
동강의 푸른물들은 제 색갈을 지키려 애쓰고 있었다.
점점 불어나더니
마침내 동강은 제 색갈을 잃어 버렸다
온통 흙탕물 뿐.........
하지만 보이지 않는 저 물밑은
그래도 푸른빛을 제 빛갈을
지키고 있으려니 생각했다.
동강을 보면서
나는 나를 보는듯 했다.
세상에 조금씩 물들어 가는
내가 터부시 했던것들에 물들어가고
절대로 하면 안될것 같은것들을 해보고
듣기조차 싫어했던 얘기들을 입에 오르내리고..........
내가 예전에 내가 아닌것을 느끼면서
하지만 예전의 나를 지키려 안간힘 쓰는 모습에서
나는 내모습을 동강에서 보았다.
비가 내리면서
흙탕물이 스며 들면서
잔잔할때의 그모습은 아니어도
그 또한 동강의 다른 모습임을...
변해가는 내 모습
또한 또다른 나 임을
나는 동강에서 나를 만나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