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옥이 배는 불러지고 이젠 제법 등을 뒤로 젖히고 걸을때가 있다
가다 쉴때도 많아진다
나무그늘아래서 또는 가게집에서 더러는 남의집 울타리에서 옥이는 가끔 시장 골목안에 있는 갈비집에서 쉴때가 많다 그럴땐 신랑없이 혼자 있을때다
개나리 노오랗게 핀 가게담안에선 보나마나 고기먹는사람들의 웃음과 일하는아줌마들의 힘겨운 발걸음이 있을것이다
옥인 그 담 아래서 쪼글치고 앉아서 개나리 틈으로 보이는 그 안을 들여다 본다
먹고싶다
냄새에 코가 커지고 힘들어서 뭉처진 배를 문지르며 옥이는 한곳을 응시한다
"나두 먹엇음 좋겟다 상추에 싸서 고기를 난 많이 넣어야지 입이 터지게 ... 그렇게 싸서 먼저 먹고 그러고 신랑을 줘야지 마늘에 고추도 넣고 아참 그러고 오이며 또 사라다며 나중에 먹는 식혜까지 맛잇게 먹을텐데.............."
옥이는 벌써 다먹엇다
배는 부르지 않지만 일어선다
지나는 사람들의 눈초리가 옥이를 더 이상 먹지 못하게 한다
"후~"
비스듬히 일어나 좁아지는 길목으로 등러선다
벌써 4월달
배가 남산만한 옥이는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생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배는 나오고 아직도 작년에 산 권색 에 발간장미 임신복을 입고 가제 손수건을 손에 쥔채 옥이는 걷는다
옥이는 한손에 와이셔츠 박스를 갖고있다
군대간 남동생 생일이 이달이다
그래서 신랑하고 같이 그 박스안에다 선물을 넣어서 소포로 보낼 생각이다
저녁에 신랑이 왓다
같이 동네 가게가서 물건을 고른다
"ㅇㅇ씨 초코렛하고 새우깡하고 또,,,,껌하고 머 넣을까?"
"글쎄 처남이 멀 좋아하는지 허긴 군대가면 다~먹고싶고 좋으니까 우리 저거 초코파이도 넣자 돈이 모자라니까 몇개만 넣고 응그래 저기잇다 사탕 그리고 오래먹느걸로 그리고 작은걸로 그래야 고참들이 못뺏어먹지"
"뺏어먹어? 왜? 남의걸 뺏어먹어?"
"군대는 고참이 왕이야 아마 이것도 받자마자 다~뺐기고 몇개 못먹을걸 "
"그럼 보내지 말자 휴가오면 사주면 되잖아 "
"그래도 보내 생각나서 이렇게 나왓는데 그리고 그렇게 나눠먹으면 아무래도 처남한테 이득이지 손해는 안가니까 얼른 골라바"
옥이는 뺏어먹는다는말에 정말 화가 났고 아깝다
":새댁 저기 저것도 보내바 잘먹을걸 "
"먼데요?"
"응 저기 저거"
손가락으로 가르킨 것은 갯구가 많고 생김이 동물모양으로 생긴 비스켓이다
"나눠먹긴 좋을걸 그래야 동생도 하나라도 먹지 갯수가 많아야 아직 쫄병이지?"
"녜"
옥이는그것도 넣는다
박스가 벌써 꽉찼다
"그만 사자 그리고 편지도 넣어야지 "
옥이는 신랑의소리에 대답을 하면서도 더 넣어서 보내고 싶은맘이 간절하다
못먹고 못입고 공부만 하다 군대간 남동생 먹은게 없어서 기절까지 햇던 남동생
그래서 더 보내고 싶다
집으로 돌아온 옥이는 열심히 편지를쓴다
"종근아 잘 지내지 어디 아픈데는 없니 거기선 세끼 다 먹지 밥 많이 먹어 그래야 힘을 쓰지 보병이라 항상 걷는다며 ? 다리도 건강해야 되겟다 근데 다리는어떻게 해야 건강해 지는지 몰라서 말을 못해주겟다....."
옥이는 다정하고 정겹게 그리고 애처로운 동생이 보고싶은걸 다 쓰고 접어서 와이셔츠통에다 넣고 뚜껑을 닫는다
세멘푸대에 포장을 해서 노끈으로 묶는다
"멀 그렇게 어렵게 묶어요 ?풀기 힘들게"
"그래야 딴 놈들이 못풀지 푸는걸 쉽게 해바 처남이 혹시 보초서러 나갓다가 없으면 고참들이 풀을거 아냐 그러니 그럭 생각해서 어렵게 해놔야 풀을때 시간을 벌면 처남이 들어와서 보겟지 그럼 낫잖아"
옥이는 그런 생각까지 하는남편이 정말 고맙다
찬찬하고 자상한 남편
옥이를 정말사랑하고 친정까지 싸안고 신경써주는 남편
옥이는 정말 시집을 잘갔다
"자~됐다 이제 이거 낼 우체국 가서 보내 얼마나 나올라나 한 2000천원 갖고가바 무겁다 생가보다 알았지?"
"응.......고마워요 "
옥이는 고맙고 동생이 보고싶어서 눈물이 글써인다
"아고 우리 수도꼭지 또 틀었다 이거 누가 틀어놨어? "
신랑이 다가와서 옥이를 안아준다 꼭~
"울지마 애기한테 안좋아 엄마가 이렇게 매일 운다고 애기가 뱃속에서 흉보겟다 나중에 애기가 엄마 닮아서 매일울면 어쩔래 ? "
"ㅎㅎㅎㅎㅎㅎㅎ"
옥이가 신랑 품안에서 웃는다
옥이 신랑은 옥이를 잘도 달랜다
금방 울음을 그친 옥이는 포장을 한 박스를 들어보고 농 위에 얹어 놓는다
"자~이리와 우리 애기 만져보자 얼마나 컷나 보게 "
둘은 웃으며 아랫목에 기대 앉는다
작은방에 웃음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