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양평에 있는 설매재 휴양림으로 향했습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제대로 된 여행계획을 세우고 보내는 휴가였습니다.
차로 일곱시간 넘게 갔을 정도로 거리는 정말 멀었지만
가족끼리 여행할 기회가 없었던 탓에
그 긴 시간도 즐거울 따름이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양평 설매재 휴양림...
이벤트사에서 정성껏 마련한 식사를 즐기고..
소나무숲의 청명한 공기를 가슴 깊숙히 들이마시면서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통나무집은 예상보다 작고 각종 벌레들 때문에 다소 불편했지만
찜통같은 여름날씨를 하룻밤 까맣게 잊고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자야할 정도로 추웠다면
개미 수십 마리 나방 몇마리쯤이야 용서할만 하지 않겠어요?ㅎㅎ
소나무숲 깊숙이 나있는 운치있는 산책로를 따라
아이에게 숲이며 새들이며 깨끗한 공기란 어떤것인지
산교육을 베푸는 즐거움을 누렸고
무릎까지 잠기는 얼음같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물장구를 치면서
남은 여름을 견뎌낼 활력소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계곡에서 한참 즐거이 놀던 아이가
“엄마 이거 바다지 그치?”
하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물음에 참 기가 막혔습니다
비록 해수욕장은 아니지만
바다가 인접한 동네에 살고 있으면서도
차타고 10분만 달리면 바다를 볼수 있음에도
여섯 살 먹도록 바다에 한번 데려가지 않았을까? ...........
그랬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봐도 아이와 함께 바다를 보러 간적이 없었더라구요.
남편과 저는 휴가도 며칠 남았고 기분이다 싶어서
이왕이면 동해의 모래사장 펼쳐진
해수욕장을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양평에서 1박후 향한곳은
지인이 살고 있는 양양이었습니다
작은 해수욕장이 있더군요.
원포리 해수욕장이라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자그마한 곳이었습니다
바람이 제법 부는 터라 파도가 쉴새없이 하얗게 부서지고 있었습니다
그 모양이 꽤 무서웠던 모양입니다
아이가 발을 담그는 것조차 겁을 먹고는
억지로 데려가면 발버둥을 치며 울어대더라구요
하지만 부드러운 모래에 대해선 무척 호의적이었습니다
이제 저희 아이, 바다를 낯설어 하지 않을 듯 합니다
아이는 그날 이후로도 가끔씩 바다 이야기를 합니다
무서웠던 파도와 모래성 이야기... 조개껍질 이야기...
작은 해수욕장에 아이가 만들어놓은 귀여운 모래성은
이제 없어졌겠지요?
하지만 그 한구석 우리 가족이 만들어놓은 소중한 추억은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