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젊은 시절 에도 그랬고
덜 젊은 삼십대 시절에도 파마만은 안할거라며 ..
초지일관 사십이 넘도록 생머리만을 고집 했었다.
삼십대 중반까지만 해도
그런데로 어울려 처녀적부터 고수하던 단발머리를
아이가 초등 학교를 다니고 고학년이 되어도
단발머리를 찰랑이며 다녔는데
어느날 거울을 보니 초라하고 왜소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내얼굴이 나이들었음을 ..
그래서 단발머리는 이제는 더이상 고집해서는 안될 세월 앞에서
컷트로 두번째의 헤어스타일로 변신을 하고
컷트에 어울리게 옷차림도 캐리우먼 스타일로 쭈욱 입어었다.
까만 정장에 흰칼라 남방을 받쳐 입었고
캐주얼을 선호 하면서도
파도 같은 프릴 달린 옷이나 고불고불하고 하늘하늘한
여성스런 옷은 시선은 가지만 남의옷인양 ..
딱딱 하고 도회적인 ..고정된 옷만이 내가 소화 해낼수 있는..
내이미지가 그런줄 알었다..
그래서 늘...
구불구불한 긴머리를 풀어헤치거나
묶어서 화려한 핀으로 고정 시키고 다니는 여자들을 보면
여자인 내가보아도 사랑스럽고 부럽기만 하였지만
딱딱한 내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것임을 알고
아예 구불구불 파마머리는 상상을 못하던 차.
어느날 또 나를 보니 컷트도 더이상 나의 전용이 아니였으니
세월이 야금야금 나를 점령 하고 있으메.
변화를 가져야 했다.
모험 하는 마음으로 미용실 문을 삐쭉 열고 들어가
파마머리를 주문 했다.
눈딱 감고 두시간 후.눈을 떠보니 새파란 물이 뚝뚝 떨어질것 같건
젊디 젊은 시절에 그머리만은 안해야지 했던 꼬불꼬불 그 파마머리엿다.
그런데 이상한것은 라면 머리 같은 꼬불꼬불 파마머리가
어울리지 않을것만 같았는데 어울리는 까닭은 ..
사십대중반의 나이임을 확실하게 증명 해주는게 아닌가.
어찌됐든 고불고불 파마머리를 하고 보니
이미지가 틀려 보였다.
활력 있는 캐리우먼 분위기는 어데가고
딱딱 해 보이던 그전 인상과는 달리
유연해 보이기도 했고
귀여운 여인같기도 하고 좌우지간 생각외로 딴 이미지였으니.
화려한 핀을 꽂기에는 짧은 머리지만
세번째의 변신은 늙어 가기에 어울리는 라면발같은 꼬불 머리가
그다지 싫지않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단..아침에 일어나면 머리숱이 많은 탓으로
머리가 밤새 뒤엉켜 냉장고가 없던 시절
여름날 보리밥 퍼서 쉬지말라고
담아놓은 밥 소쿠리만하게 부풀어 오른 머리를 보며 쿡쿡 웃는것과
늦가을날 들판에 개새끼들이 뛰어놀다 추우면
파고 들어가는 짚북대기 같은것만 빼고는..후`~~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