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 굽이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차창밖에서 불어오는 공기가 점점 시원스레 변하고 그 맑음의 정도가 깊어짐을 알 수 있다.
수목원이 가까워짐을 알리는 지표인 셈이다.
내연산을 산길따라 오르다 그 맨 윗부분에 이를 무렵 초록잔디 위에 그 잔디모양 그대로 크게 누워있는 '내연산수목원'이라는 우리 국문(國文)을 발견할 수 있다.
잔디를 깍아 내연산수목원의 표지판을 만든 것이다.
활짝 열려진 수목원의 대문사이로 들어서면 조그만 집에서 공익요원이 나와 방명록을 작성할 것을 부탁한다.
입장료 대신 받는 방명록, 조로록 내려적힌 이름들 사이로 나의 이름과 서명이라는 것을 흘려적는다.
주차창에 차를 가두어 두고 내려서니 온통 푸른천지이다.
산 속에 위치한 그 푸름들 사이에 내려지니 가슴속 깊숙이에서부터 시원한 웃음이 한줄기 뚫고 올라온다.
맑은공기, 기쁘다. 아이들도 차에서 내려서기가 바쁘게 뜀박질로 맴을 돌고 있다.
길가에 늘어선 가로수 사이로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수목원 전경이 하나 둘씩 눈에 들어차기 시작한다.
갈림길이 많기도 하여라.
'오른쪽으로 올라볼까? 왼쪽으로 내려볼까? 앞으로 바로 가볼까?'
갈등 속에 잠시 머물다 눈을 드니 위쪽에 건물이 하나 눈에 띈다. 온통 나무, 숲, 푸른천지에 건물은 그거 딱 하나이다.
'뭘까? 저거먼저 확인하자.' 내쳐 위로 올라가니 1층에 관람실이 있다.
어둑한 입구를 지나 들어가니 곳곳에 나무둥지....
나무들이 단면을 잘라 그 속을 드러내 놓고 자신을 알리고 있었다. 나무에 대하여 지식이 필요한 이들이라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여럿 몰려온 초등학생 꼬맹이들이 수첩을 들고 열심히 적어 내려가는 모습도 보인다.
터널처럼 구성된 그곳을 빠져나오니 밝은 햇빛이 우릴 다시 반갑게 맞는다.
'자리를 펴고 앉아볼까'하다가 한바퀴 일단 둘러보자하여 우리는 수목원 기행(?)에 나섰다. 관람실이 있던 건물과 연결된, 통나무와 돌이 어우러진 계단을 내려서면서 보니 연못이 보인다. 연꽃잎같은 큰 이파리들이 연못을 가득 덮고 있고 그 사이로 나무로 만든 다리가 어느방향에서든 쉽게 향할 수 있도록 엇갈려 놓여져 있다.
연못으로 향하는 길엔 햇살 가득한 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가을에 오면 퍽 이쁘리라.
나무벤치에 앉아 돌길 사이로 만들어진 그 꽃더미들을 보고 있자니 절로 흐뭇한 웃음이 난다. 사계절로 나누어 가며 와봐도 계절마다의 아름다움이 다르리라. 이름도 모를 꽃들이 그렇게나 많았는지...
꽃향기를 지나 연못으로 향했다.
우리집 꼬맹이는 연못위의 다리를 지나며 겁이 나면서도 좋은지 엄마 옷자락을 꼭 붙들고는 나무다리 옆으로 보이는 물을 기웃기웃하곤 한다.
개구리 녀석들도 폴짝거리며 뛰어 다니는 폼이 기분이 좋은 듯 하다.
연못을 지나니 쉴 수 있는 작은 정자가 놓여져 있다. 한바퀴 휘돌아 보니 곳곳이 나무, 식물천지... 호흡이 달라지는 걸 느끼며 수목원을 둘러본다.
수목원의 전경은 한눈에 다 들어와 지지가 않는다. 어느쪽으로든 향할 수 있는 길이 이어져 있으니 군데군데 놓여진 정자와 나무벤취에서 휴식을 취하며 쉬엄쉬엄 둘러보는 것이 곧 산책이리라.
정자 그늘에 앉아 입구에서 받은 안내문을 펼쳐보니 '유실수원, 습지원, 암석원, 수생식물원, 자수화단, 철쭉원, 테마정원, 생울타리원, 가로수원, 고산식물원, 관목원, 장미원, 울릉도 식물원... '그밖에도 종류가 아직 많다.
165천평의 산중턱에 720종 78천본의 각종 산림식물을 수집하여 조성한 산림자원의 보고라.... 정말 내눈으로 본것들을 다 나타낼 수가 없다.
직접 보고 그것들을 몸가까이 느끼는 수밖에...
동그랗게 생긴 호수가 있고 그 주위로 나무벤취에 앉은, 손을 맞잡고 걷는, 연인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인다. 내 연애시절에는 왜 이런 곳들이 없었는지...? 우린 왜 꼭 막힌 영화관이나 커피숍밖에는 몰랐는지... 억울한 생각이 슬며시 들기도 한다. 사실 결혼하기 전엔 자연의 소중함을 잘 알지 못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생기면서 주위의 자연에 관심을 갖게되고 함께 다녀보게 된 것이다. 우리 꼬맹이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작은 정원이며 호숫가며 연못가며 모두가 이름표를 달고 제자리를 잘 차지하고 있는 작은 나무들이 대견스러워 보인다.
아직은 그 태어남이 얼마되지 않아 울창한 맛은 없지만 나름대로 지금도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날이 흘러 해가 바뀜을 거듭하면 저 나무들이 얼마나 훌륭해 질까?
과실수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으니 그 무르익음의 향기와 풍성함은 정말 볼만할 것이리라. 작은 계곡과도 만나는 길이 있으니 여름에도 시원하리라.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 나름대로 제멋을 찾아가겠지? 자연을 느끼고 싶을 때, 언제든 다시 들르리라 다짐하며 수목원을 나섰다.
주말과 공휴일도 개관하며 단체관람도 예약가능하니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좋은 휴식처가 될 것 같습니다.
지친 몸과 맘에 신선한 공기와 자연의 기운을 흠뻑 담아 보세요. 생활이 여유로워질 것 같으네요.
▶ 찾아가시는 길
- 포항=>영덕방면으로 20km 북상=> 청하월포사거리 좌회전(직진은 영덕, 우회전은 월포해수욕장) 청송.상옥방면 5km 직진=>서정삼거리 우회전(직진은 신광, 안강, 경주)청송.상옥방면으로 8km산을 구비구비 오르면 정상에 수목원이 있음.
- 영천=>자양댐을 지나 삼거리에서 죽장방면 좌회전(우회전은 기계)=>죽장면사무소 앞에서 상옥방면으로 직진(좌회전은 청송) 18km=>상옥1리에서 청하방면 우회전(직진은 상옥2리, 하옥)하여 6km산을 구비구비 오르면 수목원이 있음.
- 대구=>경주=>포항=>영덕방면으로 20km 북상=>청하월포사거리 좌회전(직진은 영덕, 우회전은 월포해수욕장)청송.상옥방면 5km 직진=>서정삼거리 우회전(직진은 신광, 안강, 경주)청송.상옥방 방면으로 8km 산을 구비구비 오르면 정상에 수목원이 있음.
- 대중교통
포항시내버스터미널에서 05:40, 10:15, 16:15 하루3회 / 수목원에서 08:00, 12:50, 18:40 하루3회
노선 : 터미널->귀빈예식장->죽도파출소->구 청용회관 건너편->영남의원->나루끝->달전->흥해
->청하->유계리->수목원(소요시간 : 60분-70분)
▶ 수목원 찾으실때 참고해야할 사항
- 관람시간
하절기(3월-10월) : 오전10시-오후5시
동절기(11월-2월) : 오전10시-오후4시
- 관람예약
학생 현장학습 및 단체 관람은 장소관계로 예약제 실시
예약방법 : 관람 7일전까지 전화 또는 펙스로 사전협의
- 안내전화 : 054-262-6110, FAX 054-262-6111
- 휴원일
태풍.폭설, 우천 등 기상조건이 나쁠 때.
토,일요일 및 법정공휴일도 관람가능함.
- 수목원에는 쓰레기통이 없습니다. 쓰레기봉투를 준비해 주세요.(취사금지)
- 애완동물을 동반하고 관람할 수 없습니다.
- 봄.가을로는 매우 쌀쌀하므로 따뜻한 옷을 준비하여 오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