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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서툴러요


BY 캐슬 2004-08-08

 지난 밤 늦도록 얘기하느라 컴하느라 늦게 잠든 아들녀석의 방을 들여다 봅니다.

행군으로 짓 물러진 발가락의 상처가 낫지 않은채 오늘 귀대 입니다.

마음 같아선 데려다 주고 싶은데...

혼자 갈 수 있다는 아들을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장정소포 뭉치도 두개나 되는데...힘 들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챙겨 먹이려 했지만 사람의 소화기관이라는게 한계가 있어서 일까요?

다 먹이지 못한것 같은 엄마 마음은 안쉬움으로 아들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곳 싶었던 바닷가 한 번 데리고 갔다오고, 해지는 광안리 바닷가에서 회를 먹으며

행복해 하던 아들의 모습도 조명등이 켜지던 광안대교의 불빛들도 이제 아들에게는 몹시 덮

고 힘 들었던 어느 여름의 추억 하나로만 남겠지요?.

"내일 점심때 자장면 하나 먹고 출발합니다"

"응 그래"

웃으면서 대답했지만 마음은 또 이별이 싫습니다.

군복의 단추  다시 달아주고, 계급장 다시 달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이렇게 아들과 이별을

 준비합니다.

이제 훈련병일 때 보다 자주 볼 수는 있을거라는 사실에 위안을 합니다.

"저 어머니 이거요"

남편과 저를 나란히 않히더니 작은 보석함 두개를 엽니다.

의아해 하는 제게 건넨 건 제 임관 반지랑 똑같은 반지 입니다.

언제 제 손가락 사이즈를 알아 간 건지 손가락에 꼭 맞습니다.

아버지에게는 넥타이 핀 입니다.

공군을 상징하는 푸른 색갈입니다.

반지를 끼워주는 아들은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반지함 속에 작은 메모지 한에 제 시선이 닿습니다.

 

  * 보고싶던 나의 어머니 *

힘들고 고통스런 나날이었습니다.

혼자 눈물 삼키던 날도 있었습니다.

저를 늘 뒤에서 후원해 주시고 도와주신 어머니

이제 아들은 더욱 더 큰 모습으로 날아 보겠습니다.

양 어깨에 붙은 금빛날게 달고서 ...

사랑합니다.

저의 가장 큰 버팀목은 어머니!

 당신 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엄마에게 무언가를 선물할려고 고민했을 아들을 생각해 봅니다.

용돈을 모으고 준비했겠지요.

말없는 남편은 지금 이 순간 무슨생각을 하는지 건너다 보아도  마음속을

모르겠습니다.

눈가에 가득 맺히는 눈물을 아들이 보고 놀립니다.

"하! 참 우리 울보 엄마때문에 큰일이야"

"아~니 기뻐서...니가 건강하게 훈련 잘 마친것만 해도 엄만 너무 큰 선물인

데 반지까지...고마워 아들" 

 

얼마일지 모를 이별을 이렇게 준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