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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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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마일 비치


BY 루나 2004-07-19

전망대, 둥그런 쟁반들을 군데군데 달리운체 높다란 탑이 서있는 곳 꼬불거리는

산길을 얼마나 올라오니 작은 카페가 아래를 훤히 내려다 보고 있었다.

 

연두색으로 덮힌 넓은 공간속에 군데군데 짙은 초록의 무리들은

자세히 보니 우거진 숲이 였으며 점처럼 적게 보이는 것은 소들이 방목을 하고 있는 것이였다. 그들의 주위에는 웅덩이가 손바닥만하게 작게 보이고.

위에서 바라보니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 속에 제리공 시내가

자리하고 있었다.

 

시드니에서 1시간 반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공장지대인 울릉공을 지난다.

그곳을 바로 지나면  제링공으로 들어서는데  바로 길옆으로 목장들이 연이고 있었다.

지난 여름에는 더위에 지쳐 안타까워 보이던 소들이 시원한  이 계절엔 여유있고 더욱 한가로이 재몫을 다하고 있는 것 같았다.

원통의 싸이로나 엔시리지를 볼수없는 것은 방목으로 그들의 음식을 충당하는 이유일게다. 

난 유독 소를 좋아한다. 그들 중에서도 하얀색에 커다란 검은 점이 군데군데 무늬놓이고 이마에 별표모양을 한 젓소를 좋아한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묵묵히 커다란 눈을 껌뻑이며 사람들에게 순종, 오로지 유익만 주고 있으며, 푸른 초장에 흩어진 그들을 바라볼때면 참으로 여유롭게 평화를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 전 목장을 가진 친구들이 있었다.

서울 근교에서 10두 안팎으로 소규모로 운영하는 곳은 거닐 공간이

없어 겨우 마당에 나와 일광욕을 하였으며 우유도 손으로 직접 짜야했다.

시끄러운 음악이 들리든지 주위가 불안정하면 흥분하고 젓도 잘 내리지

못하여 조용하고, 혹은 경쾌하고 맑은 음악을 틀어놓아 기분을 좋게

하여주고 정성스럽게 조심하면서 젓을 짠 기억들이 난다.

금방 짠 우유는 비린내가 났지만 찌그러진 색 바랜 양은 양재기를

연탄불에다 놓아 끓여 마시곤 하였다.

포천엔 커다란 목장과 양계장과 그리고 사과과수원을 함께한 친구가 있었다. 

젓소는 모두가 홀스타인이 였는데 처음 들여 올때는 카나다에 직접가서

사오기도 하였다고 했다. 그곳은 대지가 그래도 넓은 편이여서 많은 소들이 낮에는 우사밖에 나와 성큼성큼 걸으며 운동도 하고 해가 지면 다시 우사로 들어가 기계착유기에 몸을 맞기기도 하였다.

우사를 가운데 두고 한쪽에선 씌워진 봉지 안에서 붉은빛 사과들이

제 맛으로 익어가는 가을이면 소들의 먹이를 싸이로에 저장하느라

키 큰 옥수수들이 씨끄럽게 윙윙대는 기계에 짤리우느라 주위는

온통 먼지들로 가득채워지기도 하였다.

다른 사이드에는 야산중턱에 층계 논처럼 양계장이 학교모양으로 층층이

있었는데 케이지에 들어있는 닭들이 할 수 있는일은 계란을 낳는일과 쉴새없이 구구되는 것 뿐이였다. 겨울이 가까워 해가 짧아지면 전기불을 켜놓고 해가 긴것처럼 가장 하였는데 그것도 모르는채 계속 알을 낳고 때로는 작은 케이지 안에서 무료함을 달래느라 서로 물어 뜯고 싸움질을 하기도 하여

폐계가 나오고 한 것이 지금 생각하니 참으로 웃습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다.

 

아름다운 목장이 양 옆으로 줄지어 있는 이곳을 얼마간 지나고  바다가

바로 내려다 보이는 골프장을 지나 길지 않은 마을을 스쳐가면 안으로

멀지않게 7마일 바닷가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말그대로 7마일이나  펼쳐진 바닷가의

아름다움이란 우아!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고운 모래사장 안으로 걸어들어가 물가까이 가노라면,

밀려온 바닷물이 다시 밀려나갈때 조개들의 숨구멍으로 반짝거리는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물살이 연결되어지고 있는 것 또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

핵가족이 살고 있는 위에는 작은 구멍이. 대 가족의 위에는 제법 큰

구멍으로 발로 살살 조심스럽게 파보면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엄마

그리고 많은 형제들과 친척들과 이웃들의 조개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옆으로 퍼져가며 발바닥 가득 밟히기도 한다.

겁없이 혼자 놀려나왔다가  물살에 밀려나와

모래 속 집으로 쪼르르 들어가는 앙증맞게 작은 아기 조개들은 말할

수 없이 귀엽기만 하다.

 

하얀 모래 위에는 아기 게들의 작은 발자국이 어디까지 길게 줄지어 있고

낚아 올려지는 생선이 없어도 낚시줄을 던져놓곤 있는 낚시꾼들의

인내와 기다림이 있고,

몰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뒤집어 쓰면서도 마냥 즐거움에

웃음짓는 동심이 있는 곳.

바다는 때로는 험상궂은 거센 파도가 휘몰아 치기도 하지만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능청떨며 잠잠해지기도 하는 심한 변덕장이가

되기도 하지만.

 

이런 저런 온갖 세상사를 다 포옹하고도 남을 넉넉함도 갖고 있는 곳. 

풍랑이 있어도 잠잠해질 기다림이 있는곳.

어린시절을 진해에서 보낸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태평양 물줄기가 한데어울린 이곳 시드니 바다를 난 또 좋아한다. 

지평선 저넘어 그리움이 있기에....

물안개처럼 하얗게 피어나는 그리움이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