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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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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과 9사이로...


BY 방귀소녀 2004-07-17

수원에서 동창회가 열렸다

아침부터 뽀시시 화장을 하고 동창회에 참석했다

이쁜 두 딸래미들을 이끌고 먹고 놀고 정말 피곤한 하루 였다.

이제 집으로 올라 갈시간...

나는 수원에서 900번좌석버스 타고 집으로 온다

그날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900번을 타기위해 열심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 떡이냐 두 딸을 데리고 뛸필요 없이 바로 내 앞에서 서 있는것이 아닌가

나는 바로 몸을 날려 중간정도쯤에 자리를 잡고 어린 딸덜을 코재우며 나도 종점을 향하여

눈을 감았다.

흔들거림과 시원한 바람이 나를 더욱 만족케하고 있었다

"저기 애기엄마 종점이에요 일어나세요 다 왔어요"

하는 기사 아저씨의 말이 귓속을 울렸다

둘째를 업을려고 포대기를 꺼내는데

오잉 여긴 어디야...

"저기요 기사아저씨 여기가 어디에요?"

"여기 종점인데요. "

"아니 종점인거는 아는데요. 구로공단역이 아니잖아요."

"네? 이건 안산행 909번인데요 !"

그렇다.

나는 900번과 909를 헷갈려서 잘못 탄것이었다

그놈의 9자는 끄트머리가 살짝그려져 있어서 헷갈린것이다

나는 둘째를 포대기에 업으면서 전철타고 버스타고 집으로 왔다

나의 뱃살목도리(나는 뱃살이 삼겹이다)의 흔들거림 소리를 들으며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왔다

집까지 오는데 1시간 거리를 2시간에 걸쳐서 왔다.

나의 다리는 퉁퉁 부어 있었다

갑자기 부은 내 다리를 보니 이런 말이 떠올랐다.

"올해도 풍년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