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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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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어디에 있을까?


BY Dream 2004-07-07

짐정리를 하다가
오래전에 친구에게서 온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고등학교때 부터 서로 많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살았는데
어찌된 일로
남아있는건 딱 이편지 한통입니다.

 

제가 먼저 결혼해서 뱃속에 아이를 키우고 있던
88년 10월.
노처녀 대열에 들어선 그친구는 많이 갈등했었나봅니다.

 

여기 그친구의 편지를 소개합니다.
읽어보시면서
처녀시절을 한번 회상해보시지요..
이비날씨에...

 

Dream에게

바지와 운동화를 걸치고 터덜터덜 학원으로가서
입술을 빨갛게 바른 여자의 눈치를 보며
카드를 주고  받고.
곧 죽어도 오기는 살아서 책을 펼쳐 몇줄 읽는척하다
시간이 되면 차에 올라
아름답지 못한 언어에도 아부하느라 웃음을 떨치지 못하며
있는힘을 다해 잇빨을 깨물고 핸들을 돌린다.

 

그핸들이 내 人生행로의 핸들인냥.

차에서 내리면 어깨와 손만 아플뿐.

 

"아가씨 운전 왜 배워요?"

배추장사, 과일장사 할려구요.

 

"아가씨 집에 차있어요?"

없어요.

 

이런 질문들을 조교가 바뀔때마다 들으면서
내가 지금 무엇때문에 이러고 있는걸까?
혹시 알아. 나중에 내가 자가용을 몰고 다닐지.

그릇을 준비해 둬야 그속에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넣어 주듯이 미리미리 준비하는 거라고
자신을 위로하며 학원을 나온다.

 

밤이 오면 잠시 잊고 싶었던 나의 문제
이성이냐,감정이냐, 중립은 없을까 생각하며
밤을 잇는다.
그런 밤이면 나의 우유부단함에 지루하고
결론은 꼬리를 감춘다.
아무리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결단을 내릴 수 없다.

이럴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린다면 하는
간절한 바람속에
또다른 의타심이 슬금슬금 기어오고

그러나 결정은 내가 해야한다고 그들은 말한다.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내가 용기 부족일까?
아니면 너무 따지는 타산적이어서 일까?
내가 왜 이렇게 내 남자친구하나 고르는데 이렇게
무능력할까?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사람은 많은데

어디에 진실이 있는지 모르겠어.

 

Dream아
네가 존경스러워.
너의 아기는 잘 커고 있겠지? 남자친구께서도 안녕하시고.
엄마는 며칠전 시골 가시고
혼자서 기다리던 너의 편지를 받고
나의 넋두리를 적어본다.

88년이 다가기 전에 결단이 있어지겠지.
너의 가정이 사랑스럽고 행복하길 빌며.

88.10.17  맹꽁이


 쌍팔년도 10월이면.....
온나라가 올림픽이라고 난리법석을 치던때가 아니던가요?
지금은 스믈아홉이면 결혼에 그리 늦은 나이도 아닌데.
서로 의지하고 마음을 나누던 친구들이 하나씩하나씩
결혼해 누에가 고치속에 들어안듯
자신들 가정의 울타리안으로 파고 들어갈즈음, 깊어가는 가을밤...

 

정녕, 진실이 어디에 있는건가,
잠못 이루고 갈등했을 그의 모습이 아스라히 떠오릅니다.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