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브리스밴 그 녀집을 방문하였을 때였다.
가을빛을 담뿍받은 홍시감이 어찌보면 땅에 닿은듯 만듯
제 무게를 힘겨워 하고 있었다.
내 키보다도 작은 나무인데…
어찌 저리 커다랗게 열릴수 있었을까? 호주에서 드물게 보는 홍시 감이였다.
그 녀와의 첫 만남은 맑은 보라빛의 자카랜다가 온 동네를
뒤덮혀 있던 아주 오래전 10월이였다.
사람은 흙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흙을 가까이 하여야
한다고 입버릇 처럼 말하던 그녀는 꽃도
그리고 야채도 참으로 잘 가꾸었다.
그녀는 시드니에서 약 1000km 떨어진 브리스밴에 살고 있었는데
그때는 호박, 가지등을 수확하여
말리어 보내주기도 하였고 한국의 제주도 처럼이나
떨어져 있는 타즈마니아에 살땐 미역과 파래,
그리고 고사리등을 따서 말려 보내오기도 하였다.
그리곤 시드니에 이사온 이후 아주 간혹 들리면 상추, 갓, 깻잎,
고추, 도라지 옥수수등 시기에 맞추어 수확하여 한아름씩
안겨 주기도 하였다.
몇 년전에 큰아이가 서울 다녀오면서 주렁주렁 실로 엮어진
차디찬 늦서리를 맞고 또 맞은 색바랜 주머니 속의 꽈리를
갖고 온적이 있었다. 예쁘고 붉게 물들어진.
아마도 무엇인지 모르고 그냥 덜렁덜렁 들고들어오고
공황직원도 무엇인지 모르니 그냥 통과 시켰나보았다.
한해는 그냥 걸어놓고 쳐다보면서 어렸을 때 살던 동네길의 담위에
주렁주렁 달려 있던 초록의 꽈리가 붉게 물이들면
손으로 살금살금 문질러 하얀 씨를 뺀다음 입안에 넣고 둥글게 분다음
꼬르르 소리내어 불어되던 추억을 되새겼고
머나먼 이국 타향에서 다 자란 사람들이 만나 우정을 나누기는결코
싶지 않은데. 그기에 있기만 한것이 마음에 위안이 되는 친구.
오랫동안 내 나라, 내 친구, 내 친척들 떠나 살은 오랜 날들의
가슴속에 응어리져 있는 그 무엇과 자녀들 다 자라 떠나보내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한마당 신나게 두들기면서 놀아볼까나.
오래 오래 건강한 모습으로 내곁에 있기를 바램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