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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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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지우던 날.


BY 선물 2004-06-27

김선일님 소식으로 온통 나라가 떠들썩할 때,

전 사실 그 일을 몰랐습니다.

텔레비전도 신문도 보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전 제 아픔만 생각하고 글을 올렸지요.

아무리 수선을 부려도 다 용납되리라 생각하면서  님들의 위로를 간절히 구했습니다.

글을 올리고 잠시 후, 침대 옆에 떨어져있는 신문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전 제 글을 지웠습니다.

 

물론 하루에도 수십번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저이기에 다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질 않았지만 그 기사를 접하고는 제 하소연을 차마 계속 걸어 둘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는 최악의 소식이 전해지기도 전이었을 때인데도 제 맘이 그랬습니다.

 

정말 제 글이 부끄러웠습니다.

어쩜 내가 고민할 수 있고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아이가 내 곁에 존재한다는 그 어마어마한 행복이 있기때문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던 까닭이지요.

 

지금도... 그 짧은 시간동안 올려진 제 글을 읽고 무릎 끓고 기도해 주셨다는 분도 계시고 저와 꼭같은 마음으로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그렇게 많은데...

지금 제게 주어진 삶을 감사하지 않으면 오히려 죄가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잠시 제게 찾아 온 평화의 시간, 이렇게 컴 앞에 앉아 있지만 언제 제 맘이 돌변해 다시 지옥을 느낄지는 저 스스로도 모릅니다.

다만 이 시간 느끼는 이 마음이 조금이라도 제게 오래 머물러주기만을 바래봅니다.

 

글을 쓰고 글을 읽는 지금 님들의 시간.

어쩜 참 행복한 시간을 가지고 계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행복을 아름답게 누리시기를 빕니다.

 

이 방에서는 그래도 이렇게 하소연이 술술 나오네요.

꽉 막혀 도저히 출구가 없어 보이는 제 마음이 이 곳에서 열리네요.

감사한 맘입니다.

님들이 베풀어주신 마음... 저도 꼭 그렇게 마음 주는 사람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