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날 핸드폰으로 082 수신자 부담으로
아들 녀석의 음성이 젖을 찾는 아기같이
살갑게 가슴을 파고 든다
"엄마 드디어 백일 휴가 나갑니다 28일요..."
녀석 쑥쓰럽게 존댓말은...
"그래 ... 얼릉와...너 소식이 없어서
어디 아픈줄 알고 얼마나 걱정을 했는데..."
남편의 남에 의하면 군대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하더니
맞긴 맞다
"우리남편 이시대의 마지막 방위임"
난 솔직히 공군에서 반품되어온 녀석이라
항상 늘 노심초사 했었다
그게 부끄러워서라 아니라
육군에서 조차 도돌이표가 된다면
한 남자로써의 자존심과 건강에 적신호가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그랬다
"우리용호 참 장하다 ..잘 견뎌줘서 ...."
나도 모르게 목구멍이 잠겨온다
이녀석 모습이 얼마나 변했을까...
황사의 희뿌연 스모그 속으로 혼자서 입대하며
쓸쓸히 손흔들며 힘없이 가던 녀석 ...
이젠 그 군대가면 사람된다는 말대로
뭔가 위축된 모습으로 나타날테지...
그러나 저러나 초파일날 절에서 햄버거 준다고해서
갔더니 절편만 주더라고 툴툴대던 녀석..
이번에 휴가나오면 용돈 준다고 작은 누나가
돈을 20만원 준비해 놓았다면서 우리식구들 학수고대하고 있다
선배들의 말에 의하면 처음이니까 그렇단다
다음부턴 너무 자주 나와서 지겹단다
어쨌든 처음이니까 처음의 감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어느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심리적으로 엄마가 자식에게의 사랑은
첫사랑의 감정이라고 ....어느 신문에서 읽은 기억이
맞을런지도 모른다
오늘은 녀석이 좋아하는 수박 한 통을 냉장고에 넣었다
내일은 고기랑 육계장 거리랑 생선등 시장을 봐야겠다
페스트 푸드는 누나들이 사 먹일테고....
지금 난 첫사랑의 설레임으로
나의 아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기쁜 소식을 아컴 님들께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