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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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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모른다


BY 마당 2004-06-25



        결혼해서 20여년을 함께 살아오다 보니 이젠 그저 옆에 있어야할 사람이긴 한데 꼭 붙어있을 필요는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남편과 아내 생판모르는 남남끼리 만나서 좋은일, 나쁜일, 부끄러운일, 서운한일, 다 겪어내며 살아온 남편과 아내라는 자리 이젠 도무지 아무리 바라봐도 감흥이나 새로움이 없다. 장독간 한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큰 간장독 같기도 하고 울타리를 장식하는 중년의 고목나무 같기도 한 남편과 아내. 있어도 없는듯 없어도 있는듯 그저 내 남편이 있구나 내 아내가 있구나 그런 정도로만 살아가는 중년의 삶 신혼때는 그다지 귀가시간을 목늘이고 기다렸건만 이젠 늦어도 상관없고 술을 마시든 무엇을 하든 어디 있다는것만 확인되면 기다리지 않고 그냥 방관이다. 남편이 좋던 시절 아이들이 좋던시절 그 시절이 흘러가고 이젠 남편이나 아이들보다 (물론 그들이 중요하지 않다는것이 아니라) 맘맞는 친구와의 시간이 소중함을 느낀다. 이른바 빈둥지 증후군을 맞이하고 있는것이다. 남자들은 모른다. 여자들끼리 뭣이 그리도 좋은건지 아줌마들끼리 뭣이 그리도 코드가 맞는건지, 여자들끼리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는 그심정을 .. 아줌마들의 가슴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동질성의 질긴 고리를 남자들은 모른다. 만나서 웃고 수다떠는 그 고소함의 진미를 .. 빈둥지 증후군을 앓고있는 우리 아줌마들의 둥지위에 한아름의 새콤 달콤한 살맛들이 우루루 쏟아져 내리는 즐거움을 투박하고 감칠맛없는 남자들은 모른다 모른다. 그래서 난 오늘도 이곳에서 머무는 시간이 행복하다.

                             (얼마전에 블로그 문을 열었는데 그곳에 오늘 올려놓은 글을

                             이곳으로 옮깁니다.  정말 오랜만에 열어보는 에세이방 문입니다.

                             에세이방은 내글의 고향입니다.

                             울방님들 오늘도   행복 만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