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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뻐 키운자식 남의 눈엔 맷감.


BY Dream 2004-06-08

사람이 살다 보면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과
밥을 먹어야만 하는일도 있다.

 

엊그제가 그랬다.

 

아이들은 집에 두고 남편과
손님 식사 대접을 하러 나갔다.
서울에서 오신
삼십대 부부 세쌍에 예닐곱살 애들이 여섯이었다.

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아이들이 수선 스럽다.
음식이 차례로 나오고 아이들은 이리저리 뒹굴고 뛰고
반찬그릇을 엎었다.

 

오랫만에 집을 떠나 즐기는 여행
그것도 내돈 내는게 아니라 이리저리 얼켜
공짜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기분 째지는 저녁.
기분 째지는 부인들은 술술 술도 잘 마셔댔다.

권커니 잣거니 소주잔을 기울이다가 이리저리 제맘대로 날뛰며 노는 애들에게 한마디씩 부탁을 했다.

 

"좀, 조용히좀 하세요.
 식당에서는 이렇게 뛰어다니는게 아니예요."

 

"심심하잖아. 엄마. 나 심심해."

 

"심심하면 요기 언니보구 놀아달라구 하세요."

 

"언니가 안놀아 주잖아. 엄마. 나 심심해."

 

"아이구 착해라.. 요기 밥한숟갈만 먹고 노세요..."

 

콩만한 애는 엄마에게 반말을 하고
예의 바른 엄마는 아이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했다.
여섯살쯤 되는 사내아이는 말할때 마다 엄마를 퍽퍽 때렸다.

 

엄마, 나 이거 줘. 퍽퍽
엄마, 저애가 저거 뺏어갔어. 퍽퍽
엄마, 퍽퍽

 

"아이구, 큰일났네..엄마가 아파서 어떡하니..?"

 

"예에.. 얘가 워낙 이래요."

 

옛날에 나뭇군부부가 늦게 늦게 늦은나이에 아들을 하나 낳고
그아들이 너무 예뻐서
엄마 아버지를 툭툭 때릴때마다

"에구, 이쁜 내아들. 에구 이쁜 내아들"

이러고 키우다가
종당에는 그아들에게 맞아죽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그들.
내가 밥한끼는 사주어도
그런말까지 건네줄 사이가 못되는 어려운 관계이고보니
그냥 밥값만 내고 돌아왔다.

 

GNP,GDP만 올리면 선진국이 된단 말인가?

 

애들 머릿속에 수십 수만보따리 지식을
집어 넣어 잘 멕이고 잘 입혀서 키워내면
이나라의 튼튼한 동량이 된단 말인가?


나부터 곰곰히 생각해 볼일이다.


 

등록
  • Dream 2004-06-08
    ..요기 바로 밑에...'여행기 쓰는방'이요...고기 저 여행기 쓰고 있어요...많이 많이 찾아 주셔요..팔 떨어지라고 쓰는데 본전 생각이 나서 말입니다..ㅎㅎ..ㄴㄴ님!..오늘은 제가 장사 제대로 했지요?^*^.. 그러고 저러고 ㄴㄴ님의 수선일기는 언제쯤 올려보내실건가요??^*^..
  • 왕내쑹 2004-06-08
    금쪽같은 내새끼를 위해서 지금은 당장 사랑에 회초리를 드셔야만 할 때라 생각 드네요.
    우리 엄마들 모두 각성 합시다.
  • ㄴㄴ 2004-06-09
    이쁜내새끼~ 하다가 종당에 맞아 죽었다니.. 찬란한 태양이 작열하야 푹푹삶는 날 씀씀한 애도를..... 보냅니돠. 금쪽같은 니새끼~ ***니새끼~
  • 청송 2004-06-09
    드림님 꾀 신경쓰였겠어요...그리고 좋은 지적해주셨구요...
    외국속담에도 이런말이 있지요
    "매를 아끼면 아이의 장래를 그르친다"는 ...
    하긴 내 친구도 아이 어릴때 말 안받아 준다고 아이에게 맞아서
    뒤로 넘어져도 웃더라구요..그거 지적해 주다가 싸울뻔 했답니다
    지금 그애(중1)땜에 속 꾀나 썪고 있다네요
  • 행우니 2004-06-09
    저도 그런 꼴 보면 속에서 배알이 뒤틀려서서... 먹은 음식이 영 ~~
    니 새끼고 내 새끼고 참 . 우찌해야 좋을런지...
  • 아리 2004-06-10
    옳소 ~~~~!!요밑에 리플로 단 청송님 친구 아이도 친구도 강적이네요 에고 사랑을 떠나 내자신이 못참겠던데 그런 아이들 ..하긴 울 애들이 엄마만 야단친다고 섭섭해 한적이 한두번인가 ㅠㅠㅠ
  • 아리 2004-06-10
    옳소 ~~~~!!요밑에 리플로 단 청송님 친구 아이도 친구도 강적이네요 에고 사랑을 떠나 내자신이 못참겠던데 ..하긴 울 애들이 엄마만 야단친다고 섭섭해 한적이 한두번인가 ㅠㅠㅠ
  • 솔뜰 2004-06-10
    울 애들 매를 아끼지 않고 키웠더니 예전에는 애들 찬구엄마들이 하는 말이 울 아덜이 영감같다고 하는 말이 어쩐지 좋은 말을 아닌것 같은데..이제는 잘 키웠다고 칭찬해주더라고요..아직도 힘들어요
  • 그린미 2004-06-10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것 같아요...정말로 귀한 자식이라면 무얼 부터 가르쳐야 하는지를 그 부모가 알아야 되는게 아닌지요..아무래도 부모가 자식 망치는것 같아요..씁슬합니다
  • 나리 2004-06-16
    맞아요!! 내 자식 안 이쁜 부모가 어디겠습니까만,,,,
    이쁘다고 모든 것을 다 받아주면 되남유~~잘못 된건 바르게 잡아줘야
    그 아이도 올바르게 성장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모두 귀엽고 이쁜 자식들 올바르게 키우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