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의 날이다
즉.. 내 생일 날이다.
복달이 아바인 어제 숙직을 해서 없었고
복달이 역시 군대간 선배가 휴가 왔다며 선배집에 자고 온다며 어제 저녁 옷을 챙겨 나가서
오늘 아침 홀로 눈을 뜨니 퍼런 모기장 안에 내가 우리에 갇히듯 누워 있었다
모기장을 제끼고 화장대 거울을 보니
밤새 엎드려잔 탓으로 공단 베게에 새겨진 장미무늬가
떠억 허니 내 볼따구에 새겨져 있는게 아닌가.
휘적휘적 주방으로 들어가보니 먹을게 아무것도 없다.
해서 며칠전 청주 시누가 결혼식 참석차 오셔서 담가 주시고간 열무 물김치에
잔치국수를 삶아 아래에 이어 또 말아 먹고 세남자중 누가 먼저 소식이 오나
기다리는데 문자가 왔다는 또릉 소리가 핸폰에서 울린다.
열어보니 역시 우리집 구염동이 막내가 대구에서 문자를 보내왔다
""생신 축하 합니다^^ㅋㄷ선물은 담에 집에 가면..ㅋㄷ.""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번지고 그다음엔 나머지 두남자는 소식두절.행방이 묘연 했다.
학원 출근을 하는길에 주유를 하려고 주유소에 들러 포인트 카드를 내니
잠시후 알바 학생이
'""오늘 생일이시죠?포인트 점수 100 점 드렸어요..""
""어머..신기하다 주유소에서 내생일을 우째 알고.""
""컴퓨터에 고객님 신상 명세서 입력이 되있잖아요.~~""
""아 네네 고마워요..""
생일날 첫 선물이다.
주유소에서 나와 신호 대기중 폰이 울린다.
""도영님..여기 에스비에스 방송국인데요 어제 도영님 글 방송 탄거 선물 드릴려고 하는데요 주민번호좀 가르켜 주세요.'"
'"어...네네..번호가요 61**8**-&&&&구요 잠깐요 피디님 저 일년전에 방송 탔는데 그때 선물 못받았걸랑요 그때 그선물도 몰아 주실래요...헤헤`~""
""어머나 그랬군요 알아보고 전화 드릴께요..근데 이번에 방송에 인터뷰도 하시지 왜 거절 하셧나요 호호~~~""
""네에 제가 글빨은 쎈데요 말빨은 안쎄걸랑요 그렇타고 술마시고 인터뷰 응할수도 없고 ..""
우쨌뜬 일년전 못받은 선물도 소급해서 받을수 있을거 같아
생일날은 틀려도 틀리는구나 ..룰룰랄랄 했다.
학원에 출근해 내가 담당한 연지.은희.세영이.유미.수진이와 일란성 쌍둥이지만 남매인 지훈이와 지원이를 태우고 학원 차 안에서
""애들아 샘 오늘 생일이다.""
""와,진짜요?오늘 샘 생일??에이 어제 미리 말하죠 ...""
""미리 말했음 편지라도 썼나?""
그러자 7명의 천사들은 동시에""비밀`~~"소리치며 까르르 웃는다.
"근데.나 미역국도 못먹었고 샘 가족들이 모르는거 같아 슬포.""
"아녀요 혹시 퇴근해서 집에 가면요 불끄고 갑자기 풍선 터트리고 그럴지도 몰라요'""
""치이..샘 남편은 그런 낭만이 없네요..니네가 노래 불러줘.""
""네에`~~~하나둘셋`~해피버스데이 투유~~~""
7명의 아이들은 차량이 떠나가도록 노래를 부르며 기립박수까지 쳐주었다.
감동한 나는 마트로 차를 몰았다
'"와 기분이다 오늘 내가 아이스크리무 쏜다 ""
아이들은 신이나서 우르르 마트로 들어가고 남편의 전화다.
나는 멀쩡 하게 전화를 받았다. 눈치 안채게 ..
마누라 생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의 마음을 떠볼 요량으로.
'"와이?""
""마누라 꾀꼬리 같은 목소리 들을려고 전화 했지..""
""꾀꼬리가 항의 하러 온다 씰데 없는 용건은 치우고 핵심만 말하시오..""
""아 글치 이따 밤11시에 대학 도서관으로 태우러 오라꼬.""
남편은 영 모르는 눈치길래
""오늘 마누라 생일이다..아나?""
""어어...오늘이가?아고 삼일전엔 알었었는데 깜빡 했네..'"
""글나..몰랐음 끊어라마..뚝.""
평소 보다 운동을 삼십여분 더하고 집에 가니 막간의 차이로
어제 선배집에서 잔 복달이가 케익을 들고 들어와 내게
""받으시오...어머니...""
""얼매 좃노?""
""응 만이천원.""
""팔천원 짜리 사오지..""
""팔천원 짜리는 없던데요 케익 사느라 내일 점심부터 돈없어 클났네..""
""마...이만원 줄께마...""
무심하고 무정한 남편의 전화다.
""여보..술한잔 하자.생일 축하주 사줄께.~~~~""
""싫어 술 안마셔.."
""에이.나온나. 한잔 하자..""
""싫다니까 ..나의날에 내가 원하는걸 해조야지 ""
"하하`~몰 원하시나요?싸모님..""
"""돈봉투..현찰을 주오."""
남편은 11시에 보자며 전화를 끊었고
11시에 남편을 태우러간 큰아들과 들어 오자마자.
옷을 훌러덩 벗고 빤쓰 차림으로 냉장고 보약부터 챙겨 마실려고 컵에 따르고
큰놈은 컴퓨터를 켜고 미닫이 문을 닫는다.
부아가 보글보글 치밀다가 부글부글 치밀다가 입에서 개거품나기 직전이지만 꾹 참고
쇼파 정면 거실장 위에 놓여 있는 아들이 사온 케익을 집어 들었다.
케익을 꺼내서.
큰초 한개을 빼고 34살을 희망 하는 초를 꼽고 불을 부쳤다.
그리고 폭죽 두개중 한개를 천정을 향해((펑)) 터트렸다
또 한개를 ((펑))터트렷다.
여기 ((펑))
저기((펑)) 펑펑 색종이가 쏟아지고.
펑펑 폭죽 소리에 그제야 사태를 직감한
남편은 훌렁 벗은 차림으로 보약을 반쯤 먹다 식탁에서 거실로 향해 뛰어오고
큰아들은 컴푸터를 하다 미닫이문을 열고 거실로 뛰어 들어왔다
부자가 동시에 나를 향해 뛰어 왔지만
이미 상황 끝..촛불도 활활 타오르고 폭죽은 이미 내가 터트렸고
삼십초만에 일은 끝난 뒤였으니.
내가 초꼽고
내가 성냥불 그어 불부치고
내가 폭죽 터트리는 자축을 한거였다.
보란듯이 계산 하에 ...
한남자는 식탁에서 등을 돌리고 보약 마실동안에
한남자는 컴에 잠깐 들어간 사이에 ....ㅎㅎㅎㅎㅎ
""아고 복달이 엄마야..내 보약먹고 케익 불부칠라 했구만`~폭죽 하나 더도..."""
""읍따.두개다 내가 터트려 뿌렸다.씨이...""
그러자 눈치빠른 큰아들놈이 "
""자자`~~~~~해비버스데이 투유`~~~어머니의 생일을~~~""하며
궁둥이를 씰룩 대며 무릎까지 구부려가며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남편역시 후환이 두려운지 아들과 보조를 맞춰 빤쓰 차림으로 손뼉을 치며
""여보 어여 불꺼..불..""
""됐따마...활활 타게 냅둬라...안꺼.."
""마..꺼라마..""
나는 두남자가 미워서 입으로 안끄고
옆에 있던 신문지로 휙! 휙!촛불을 끄고 오늘 생일 파티는 이렇게 끝났다.
그리고 두남자는 사시나무 떨듯 발발 떨고 있다 지금...
에이`~~주유소 컴퓨터만도 못한 싸가지들..캬캬캬~~~~
거품 무는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