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서 글쓰기를 배우는 아이가 있다.
찬찬하고 예의바르고 요즘 아이 같지않게
순수함이 뚝뚝 떨어지는 정깊은 아이다.
그 아이의 꿈은 판사다. 멋진 판사가 되고 싶단다.
그 아이에게서는 경박함이 없다.
늘 공손한 자세와 겸손함이 그 아이를 아름답게 한다.
그 아이를 보며 생각했다.
다른 이를 깍듯이 존중하면
결국 그 존중이 자신에게로 돌아온다는 걸
나는 배웠다.
그 아이의 어머니는 그걸 미리 알고 실천하였다.
그 아이의 집에 들어서면
환하게 웃으며 깊이 고개숙여 맞아주는
그 아이의 어머니가 있다.
절로 상대의 머리가 깊이 숙여지도록 만드는
그 아이의 어머니
아니, 어머니뿐만 아니다.
식구들이 모두 있을땐
아버지, 어머니, 동생 모두 나와
깊이 고개숙여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다.
나는 몸둘바를 몰라 같이 고개를 깊이 숙인다.
몸에 베인 그런 예절이
어디 손님을 맞고 보내는 일에
국한되어 있을까.
우리는 가끔 잊는다.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일인지
그러나 이렇게 사소한 일을 사소하지 않게 진지하게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일이
내가 그렇게 어렵게 찾아 헤메던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거
사람의 향기가 나는 그런 사람 되는 거
아닐까
그 집을 가만 걸어나오면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