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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57

소중한 그 것....


BY 올리비아 2004-06-02


카메라의 홍수 속에서

이젠 그 누구든.. 
사진도 참 많을 것이고..
앨범도 참 많을 것이다..

아니다..요즘은.. 

앨범도 아닌 각종 저장시스템을 이용해서
컴퓨터를 이용한 최첨단 기술로 

그 많은 사진들을 간직하기가 오히려 
용량이 부족할 정도인것 같다.

그렇게 수많은 사진과 앨범들 속에서
단 몇장으로 함축되어 있는 사진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앨범이.. 
과연 있을까..

서 너장의 사진을 보고도 
가슴 무너지는 감동을 

과연 느낄 수 있을까...

있었다.
그것도 가족도 아닌 친구도 아닌 
오로지 내 자신에 대해서..
내가 경험해 본바에 의하면

그건 바로 동사무소 주민등록표에 
붙어 있는 단 몇장의 증명사진이 그랬다.

어느 날 우연히 동사무소 주민등록표에 
붙여져 있는 사진들을 순간 바라 보았을 때 .. 

그 느낌이란..

하!..

짧은 외마디 비명이 순간 
입안에서 소리없이 터져 버린다.

세상에나..어쩜..
단 몇장의 사진속에 나의 10대가 20대가 

귀신 치맛자락처럼 섬찟하게 스쳐 지나간다...--++

조명빨도 화장빨도 전혀 먹히지 않던 
단발머리 소녀인 그 흑백사진..

처음 주민등록증을 만든다는 설레임을 안고 
한껏 멋을 내고 찍었을 촌스러운 그 흑백사진..

아..
눈매도 선하고 모습도 선하네..

하고 바라본 그 순간 마지막 사진을 
보면서 무참히 환상이 깨져 버린다.

흑백 사진부터 칼라 사진까지..
흑백 시절부터 칼라 시절까지..

이말은 내가 참 즐겨쓰는 말이다..

그렇게 몇장 안되는 사진속에
성큼 다가온 지금의 중년의 모습을 보는데

어찌 한탄이 나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두말할 나위없이 잔인한 자신의 변천사이다.

그렇게 동사무소에서 흘깃 본 사진들을 
이젠 개인이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감개가 무량해야 한다고 할까..
감개가 유량해야 한다고 할까..

잠시 헷갈리지만 일단 
감개 무량한 마음으로
그 사진들을 받기로 결심했다.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내 짧은 모습의 이력서가 아니겠는가..

주민등록표의 전산화로 인해서 
폐기한다는 이유로 생기게 된 이름이 바로

"추억의 옛사진 찾아주기" 란다.

누가 과연 이런 깜찍한 발상을 했는지
아니면 그 누구의 요청이 있었던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렇게 비생산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배려와 업무를 맡게 된 동사무소 
직원들의 노고에 우선 감사 인사 드리며

조만간 인생의 도돌이표 같은 
추억의 사진을 건네 받으로 가렵니다.

님들~~
이달 말까지 동사무소에서 

추억의 증명사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메일이나 디스켓으로 제공한다고 하는데...

어때요~
간직하고 싶은 분들

저와 함께 동사무소로 가실래요?~^^

아!
사는 동이 틀리구나..ㅎㅎ

바쁘신 분들은 마음속으로 
곱게 곱게 잘 저장해 두시구요~

저와 같은 마음이신 분들은 
사진 찾으러 동으로 서로 갑시다..
(서는 아닙니다..^^;)

어쩌면..

지난시절 추억의 사진은..
등기부등본 만큼이나 소중하지 않을런지요..

집은 

돈이 있으면 언제든 살 수 있지만

추억은 

돈이 있어도 살 수가 없잖아요?

거봐요
얼마나 소중하면

동사무소에서 추억의 사진을 떼주겠어요..ㅎㅎ.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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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소중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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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데이.....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