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의 홍수 속에서 이젠 그 누구든.. 사진도 참 많을 것이고.. 앨범도 참 많을 것이다.. 아니다..요즘은.. 앨범도 아닌 각종 저장시스템을 이용해서 컴퓨터를 이용한 최첨단 기술로 그 많은 사진들을 간직하기가 오히려 용량이 부족할 정도인것 같다. 그렇게 수많은 사진과 앨범들 속에서 단 몇장으로 함축되어 있는 사진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앨범이.. 과연 있을까.. 서 너장의 사진을 보고도 가슴 무너지는 감동을 과연 느낄 수 있을까... 있었다. 그것도 가족도 아닌 친구도 아닌 오로지 내 자신에 대해서..
내가 경험해 본바에 의하면 그건 바로 동사무소 주민등록표에 붙어 있는 단 몇장의 증명사진이 그랬다. 어느 날 우연히 동사무소 주민등록표에 붙여져 있는 사진들을 순간 바라 보았을 때 .. 그 느낌이란.. 하!.. 짧은 외마디 비명이 순간 입안에서 소리없이 터져 버린다. 세상에나..어쩜.. 단 몇장의 사진속에 나의 10대가 20대가 귀신 치맛자락처럼 섬찟하게 스쳐 지나간다...--++ 조명빨도 화장빨도 전혀 먹히지 않던 단발머리 소녀인 그 흑백사진.. 처음 주민등록증을 만든다는 설레임을 안고 한껏 멋을 내고 찍었을 촌스러운 그 흑백사진.. 아.. 눈매도 선하고 모습도 선하네.. 하고 바라본 그 순간 마지막 사진을 보면서 무참히 환상이 깨져 버린다. 흑백 사진부터 칼라 사진까지.. 흑백 시절부터 칼라 시절까지.. 이말은 내가 참 즐겨쓰는 말이다.. 그렇게 몇장 안되는 사진속에 성큼 다가온 지금의 중년의 모습을 보는데 어찌 한탄이 나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두말할 나위없이 잔인한 자신의 변천사이다. 그렇게 동사무소에서 흘깃 본 사진들을 이젠 개인이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감개가 무량해야 한다고 할까.. 감개가 유량해야 한다고 할까.. 잠시 헷갈리지만 일단 감개 무량한 마음으로 그 사진들을 받기로 결심했다.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내 짧은 모습의 이력서가 아니겠는가.. 주민등록표의 전산화로 인해서 폐기한다는 이유로 생기게 된 이름이 바로 "추억의 옛사진 찾아주기" 란다. 누가 과연 이런 깜찍한 발상을 했는지 아니면 그 누구의 요청이 있었던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렇게 비생산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배려와 업무를 맡게 된 동사무소 직원들의 노고에 우선 감사 인사 드리며 조만간 인생의 도돌이표 같은 추억의 사진을 건네 받으로 가렵니다. 님들~~ 이달 말까지 동사무소에서 추억의 증명사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메일이나 디스켓으로 제공한다고 하는데... 어때요~ 간직하고 싶은 분들 저와 함께 동사무소로 가실래요?~^^ 아! 사는 동이 틀리구나..ㅎㅎ 바쁘신 분들은 마음속으로 곱게 곱게 잘 저장해 두시구요~ 저와 같은 마음이신 분들은 사진 찾으러 동으로 서로 갑시다.. (서는 아닙니다..^^;) 어쩌면.. 지난시절 추억의 사진은.. 등기부등본 만큼이나 소중하지 않을런지요.. 집은 돈이 있으면 언제든 살 수 있지만 추억은 돈이 있어도 살 수가 없잖아요? 거봐요 얼마나 소중하면 동사무소에서 추억의 사진을 떼주겠어요..ㅎㅎ. 물론.. . . . 돈도.. 소중하답니다.. . . . . . . . . . 에브리데이.....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