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대형마트 의무휴업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89

말을 잘 한다는것


BY 프리지아 2004-05-12

우연히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는 한 여성의 글을 읽게 되었다.

 

그녀는 베스트 셀러 작가로,유명한 방송인으로서 제법 영향력있는 글솜씨를 자랑하는

 

이시대 엘리트 여성이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녀가 쓴 칼럼마다마다에는 하나같이 섬뜩이는 반론의 글들이

 

올라와 있는게 아닌가.

 

내가 아는 그녀의 글들은 대개가 옳냐 그르냐의 철저한 이분법적인 잣대로 쓰여진다.

 

그녀의 글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당연히 닿지 않는 등을 긁어 주는듯한 시원함을

 

느낄터이고 그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독자들한테는 그녀의 궤변성과 아집성을

 

재삼 확인해주는 증거론적인 글밖에 되지 않는다.

 

나는 오늘 이 두부류의 사람들이 쓴 아주 논리 정연하고  질서정연한 고급 문체들을

 

읽으면서 그들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현학적인 사람들인가를 절감했다.

 

속된말로 죽으면 입만 동동 뜰것 만 같은  입담한번 끝내 주는 그 사람들의 글속에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이해하고 보듬으려는 따뜻함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오직 논쟁을 위한 논쟁만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의 글은 너무 현학적이다.

 

질식할 정도로...

 

꽤 오래전 , 튀는 진행으로 유명해졌던 어느 여 아나운서가 쓴 에세이집을 읽은 적이 있다.

 

지극히 세속적인 책제목과는 다르게 그 안의 내용들은 말만 열면 어려운 영어 단어들로

 

현란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물론 옆에는 친절한 주석을 달아 놓았지만...

 

아마도 ...가방끈이 조금 짧은 독자가 그 책을 읽었다면,5분도 못읽고 책을 놓았을거라고...

 

감히 장담한다.

 

지금...이 시대는 똑똑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사는 세상이다.

 

어눌한 언변으로는 한다는 식자층에 끼지도 못하는 세상이다.

 

내 주위에도...직업상...말 좀 한다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그들과 대화를 하고 있으면 어쩜...상황상황에 그렇게도 맞아 떨어지는 적절한 어휘선택에

 

감탄할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아니 때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나는 그 말 잘하고 똑똑한 사람들에게...

 

매우 큰 인간적 실망을 느낀적이 여러번 있다.

 

그것도 아주 절망적일만큼...

 

그들의 명료한 언변만큼 그들 인격도 비례해서 반듯할것이라 믿었던 내 선입견의

 

소치였다.

 

물론 말잘하고 논리적인 사람들이 다 그런것은 아닐테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이시대는...언행이 일치된 사람을 만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