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야지 가족
이른 봄부터 들에 나는 쑥이며 미나리, 씀바귀, 민들레를
국을 끓여 먹고 무쳐 먹고 즙을 내먹고 하던 우리 가족
모두는 올봄 걱정거리가 생겼다.
쓴나물이 입맛을 돋구는데는 그만이여 하는 누군가의 말을
듣고 봄볕에 까슬해진 입맛을 돋울까 해서 밥상에 올렸었는데
이젠 주발을 노인들이나 아이나 할것없이 시골 농부들이 사용
하는 큰 사발로 바꿨는데도 한사발 다먹고는 밥숟갈을 내려
놓는 눈치가 늘 아쉬워 보인다.
밥맛이 꿀맛같은 요즈음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오늘은 입이
더욱 궁금하다.
컴앞에 앉아 있어도 책을 들여다 봐도 집중이 되지 않고 뭔가
허전한것 같아 뭔가가 뭘까를 생각하는 중인데 그 뭔가가 뭔지
바로 알려 준다.
"에미야 입이 궁금하다. 밥 먹은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입이
어째 그러냐?" 인이 할매 말씀마냥 내 입이 바로 그렇다.
주방에 나가 두리번 거리다 팥 삶아 놓은게 보여 팥죽을 끓이기
로 하였다.
팥을 걸러서 팥물을 만들고 쌀알과 펄펄 끓이다가 찹쌀을 익반
죽한 새알을 동동 띄우니 훌륭한 팥죽이 금새 되었다.
(훌륭한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생각-오늘 처음 끓여 봄 -누가
틀렸으면 자세히 가르쳐 주셈)
아무튼 우리는 그 훌륭한 팥죽을 한사발씩 마시고는 낮잠을
흐트러지게 자고 일어났는데 금새 다시 배가 고파지는 거다.
팥죽은 그렇고 뭔가를 다시 먹어야 할 것같아 의견을 모아보니
비오는 날은 부침개가 최고여 하네.
그래서 요번엔 쪽파를 다듬어 밀가루 반죽한곳에 넣고 부침질을
했다.
기름에 노릇노릇 익어 가는 전을 양념장에 찍어 입에 쏘옥 넣는데
모두들 손이 잘 안보이네.
7장, 8장,9장.... 쩝쩝쩝 소리와 함께 비어가는 접시를 보다 뒤
늦게 정신이 돌아 온나 부지런히 입에 넣는 인이 할매가 들어 왔다.
할매는 장이 약해 과식하면 바로 응답이 온다.
"할매 큰 일 나겠어요. 이제 그만." 하는데 "야 먹고 죽은 귀신은
땟깔도 좋다더라. 조금만 더 묵자." 해서 선심을 썼다.
그런데 정확한 장은 인간의 욕심을 용납안했다.
조금뒤 갑자기 배가 왜 이려.하더니 포사성 배변이 바지밖으로
철철 흘러 나오는 거다.
요즈음 정신이 들어와 고상한 행동만 하시던 인이 할매 스타일
완전히 구겼다.
미안했는지 할매는 자신의 항문을 나무랐다.
"아이고 이 오사랄 x구멍 확 째야 해." 한다.
"할매 째면 큰일나요. x가 더 나올텐데?" 했더니 "그렇네." 하신다.
나 열심히 뒷처리를 했다. 손에는 기름 냄새와 변 냄새가 뒤엉킨
것 같은데 생각 할 수록 웃음이 나온다.
여러분 제손에서 나는 냄새 호옥시 컴터로 옮겨지지 않을까요?
아직도 저녁 식사 전일텐데요.
그리고 밥맛 없어지는 방법 혹시 아시는 분 연락주세요.^^
- 비오는 날에 정신 못차리고 먹은 아짐 라메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