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창가로 카네이션이 담긴 작은 꽃바구니를 내 놓았다.
비를 맞은 카네이션의 붉은 색갈이 더 곱다.
해마다 꽃 달아주던 아들은 군대가고 없다.
나는 어른들께 달아 드렸는데 나에게는 꽂 달아 주는 이가 없었다.
딸 아이는 꽃을 학교에서 단체로 주문 을 했는데 어제 갑자기 꽃이 안된다고 연락이 와서 준비 못했단다. 쓸쓸한 낯빛의 남편이 마음에 걸렸다.
오후 시장가는 길에 남편과 나를 위해 작은 꽃바구니를 하나 샀다.
우리 부부를 위해 꽃을 사면서 두 아이들 아직까지는 반듯하게 키운 스스로를 칭찬했다.
나를 위한 꽃바구니 하나쯤의 호사는 당연하다며 쓰게 웃었다.
자칭 둘째 아들이라는 딸아이는 저녁 늦게 막걸리 두병과 엄마 쌀과자 한 봉지와 엄마 점퍼를 사왔다며 건네준다.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예쁘다고 말했다.
"돈 없는데 왠 옷은 사 왔느냐?"
고 나무라며 용돈을 찔러 주었다.
아마 이것을 사느라고 딸은 주머니를 죄다 털었을 것이다.
일요일 아침이다.
나는 아들에게 편지를 섰다.
엄마는 니가 준 지난해의 카네이션이 마음속에 있어 행복하다고 말이다.
밥 잘먹고 건강하게 잘 견디라고 편지를 썼다.
부모도 자식들도 모두 다 행복한 오월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