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내남편과 결혼했냐면,
.
.
늘 호강시켜 준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길래
호강한번 해 보려구
결혼했다.
그시절,
데이트하러 남친을 만나러 나가면
그는 언제나 친구들을 우루루 데리고 나왔다.
그리고 모여 앉아서
고스톱을 치는데
옆에 쭈구리고 앉아 심심해서 주리를 틀고있던 내게
그는 말하곤 했다.
"어이, 쪼끔만 기둘려봐.
요번에 요 어린 동상들 피박에 광박을 씌워갖구
내가 자기 호강 시켜준다.
쪼끔만 참아봐."
호강이라구?
호강이란 말에 뻑이 간 나는
요런 화투장에 팔공산 같은 약조를 믿구
남친 끝발 오를날을 끝끝내 지켜볼
요량으로 그와 결혼했다.
어제밤에도 남편은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쬐끔만 기둘려봐.
내가 말이지 저기 물좋고 공기좋은
청평에 흙밥 두둑한 땅 사서
자기 콩심고 상추심게 해준다.
내가, 트렉터도 한대 사준다."
그래... 땡볕아래서 콩밭매는거...
그것도 호강스러운 일일것이다.
스스로 마음에서 바라던 일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