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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사랑 진한감동(15)당신의 sos는?


BY 남상순 2004-04-22

어제는 참 이상한 날이었다.
운동 마치고 들어오는 남편이 들새 한마리를 가져왔다.
아이들이 등교길에 괴롭혀도 날지 못하는 찌르레기(새이름을 잘 모른다)
한마리가 있어서 그냥두면 죽고말것 같아 일단 집으로 가져왔단다.
박스에 물주고 좁쌀주고 넣어 아늑하게 만들어주었다.
잠시후에 교회 온실로 옮겨다 놓고 먹이를 뿌려 주고 나무숲에서
살려서 날려보내야겠다고 했다.
그 이름없는 들새가 남편에게  sos라도 쳤더란 말인가?

한밤중 11시도 넘은 시간에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잠자는 별이(외손녀 이름)를 봐달라고 한다.
나도 잠을 자야 새벽에 나가는데(새벽에 하는 일이 있다)
겨우 5시간 바듯하게 잠을 자는 내게 sos를 쳐온 사연은 아래와 같다.

담임반 아이가 급한 전화를 해왔다고 한다.
금년에 초등1학년 담임교사가 된 딸에게
"선생님! 아기가 토하고 울어요"
"엄마는 어디 갔는지 몰라요"
그 전화를 받고 어쩌겠는가?
남편은 아직 퇴근 안하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정엄마인 내게 자기 아기를 봐달라고 부탁하고
오밤중에 담임반 아이집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천직이로구나"
"그건 좋은데 나는 뭐냐?"

나는 힘들고 숨막힐때 어디다 sos를 쳐야하는걸까?
그 마지막 최후의 절박한 순간에 누가 나를 도와줄까?
그리고 내게 sos를 쳐 올 수 있는 사람이 많다면
불행한 일일까? 행복한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