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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그리며


BY 노픈다리 2004-04-16

요즘 눈만 돌리면 천지가 꽃으로 뒤덮인 꽃천지군요.

그동안 같이 근무하던 짝지도 바뀌고 이래저래 아컴에

노크를 못하다가 오늘 들어와보니 시간이 없어 다 못 읽을 정도군요.

님들의 글 읽다가 저도 엄마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볼랍니다.

 

23일이 엄마 기일이니 딱 좋은 계절에 떠나셨지요.

3남1녀 한명도 출가 안시키고 막내가 중1이었으니 어찌 눈을 감았겠어요.

한나절 정도를 숨 못거두시고 헐떡이시더니 제가 살며시 엄마 우리 걱정

말고 좋은곳으로 가세요 하면서 눈을 손으로 쓰다듬고 얼마후

눈을 감으셨어요.

아버지 떠나시고 꼭 1년만에...

무섭고 불같으신 아버지 밑에서 고생만 하시다 47이라는 짧은 생을

그렇게 마감하셨답니다.

위암이라는 진단을 받으셨는데 그놈의 병은 사람을 어찌 그리도

빼빼 마르게 하던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전 대학 졸업후 4개월정도 엄마 병간호를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찌 그리 무지했던지...

밤새 잠못들고 아파해도 옆에서 쿨쿨 잘도자고....

황달기에 온 얼굴이 감귤처럼 노래져도 그냥 깨끗이 한다고

물수건 가져다 닦기만 닦아주고....

아이처럼 가벼워진 엄마를 업고 마루로 나서면 엄마는 동네사람 부끄럽다고 빨리 들어가자하고...

평생 반지다운 반지 껴보지도 못하고 나 졸업할때 선물받은 졸업반지를

끼워 드렸더니 좋아하시면서도 무겁다고 하시더니...

위암수술 1년만에 전이가 되서 그렇게 떠나셨습니다.

엄마 떠나시고 비만 와도 우산들고 엄마산소에 가서 우산 씌워드리고

오곤 했었어요.

너무 가슴아파서 울수도 없었는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아픕니다.

한번만 아니 단 몇시간만이라도 엄마와 살수있다면

너른 우리집에 모시고 와서 맛난것 원없이 해드리고

이쁜 우리애들 맘껏 보여드리고

토실 토실 토끼같은 조카들 일렬로 죽 세워서 노래 한곡이라도 들려드리고

싶은데....

바보같이 옳게 죽한그릇 못 끓여 드렸는데 이제는 밥 못드시더라도

죽이라도 맛있게 끓일수 있는데....

꿈에라도 한번 안 나타나시네요.

정말 정말 보고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