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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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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은 어쩌라고~


BY 바늘 2004-04-15

하루 두차례 산소 호흡기에 의지한 친정 어머니를 뵈옵고 주름진 애처로운 손을 살살만져

봅니다.

 

올해초 그때만해도 칠순 나이에 색고운 메니큐어 고운 단장을 좋아라 하시던

당신이셨습니다.

 

차라리 어제처럼 병실에 계셨으면 곁에서 더 오래 어머니 손 꼬옥 잡고  놓지말것을

중환자실로 옮겨져 계시니 어쩌면 좋습니까?

 

막내딸 그리도 이뻐라 하시며 보는이마다 서울 사는 딸자랑,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그리 하시더니 끝까지 어머니에게 자랑스런 딸노릇도 못한 이불효 여식,

걱정만 한아름 안겨드리고

이제 이세상  멀리 소풍 떠나실 채비를 하시니 그저 가슴이 에이고 쓰립니다.

 

젊은 시절 그리 고우시던 어머니!

 

세월은  색시처럼 고운 어머니를 할머니로 옮겨놓고 이제는 그 모습마져

곁에서 뵐수없게 먼곳으로 데려 간다니 눈물이 강을 이룹니다.

 

병원 창밖은 봄꽃이 지천인데

느린 호흡에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지난날 꿈결 같은 시절이 스쳐 지나갑니다.

 

30년도 넘었던 그옛날 안양 유원지에서 언니 오빠 나 도란 도란  앞세우고

수영복에 썬그라스 쓰시고 근사하게 남들의 시선 모으시던 그 멋쟁이 어머니!

 

외아들인 오빠가 하수구 지나가는 쥐를 돌팔매로 정확하게 맞추는것을 보시고

그길로 야구를 가르치셨던  사려 깊으셨던 어머니!

 

맏며느리로 시집오셔서 시누이 시동생 다 거두고 명절이면 넘쳐나던 손님들

웃으시며 반기시던 넉넉했던 내어머니!

 

엄마~~ 왠지 지금은 어머니보다 엄마~ 부르며 가슴에 안기어

그냥 아이가 되고 싶습니다

 

병드신 어머니라도 제 곁에 오래 오래 계셔 주세요

 

다시금 어머니에게 자랑거리 막내딸이 될 그날 까지 말입니다.

 

막내딸 평생 울타리될 든든한 옆지기(?) 보시고 가셔야죠~

 

엄마 엄마~ 막내딸은 어쩌라고...

 

 이 눈물 많은 막내딸 어찌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