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빤 출근을 하고,.. 처음으로 선거를 하게되었다고 좋아하는 아들과 딸들과 선거를 하고 아들이 집을 본다기에 딸둘과 쇼핑을 했다. 잠실 롯데 들러서 -마그넷 까지- 아이들 옷도보고, 점심을먹으려다 아는사람 만난 바람에 조금싸게 먹었다. 한번 알고 지내던 사람은 어떤경우에라도 만나게 되어 있어서 예전 부터 죄짖고 못산다는 말이 있나보다.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던 사람이 아이들만 두고 다시 역이민을 했다는 부부를 우연히 만났다. 세월이 비껴 간듯 여전 했고..... 그쪽에서 날 보아도 그랬을까? 그새에 우린 집도 교회도 옮겨 있는데.... 다시 쌘트럴시티로 옮겨서, 예단으로 보낼 은수저와 밥주발 셋트를 사고 아이들 옷가지도 사고, 지연이 살림살이도 좀 샀다. 지연이는 약속이 있다고 대학로로 가고 민이와 짐이 많지만 버스를 탔다. 그때 까진 모든게 좋았다. 오늘계획 했던 쇼핑은 모두 잘산것 같고 물건도 마음에 들었다. 빈자리가 한자리씩만 있다가 중간쪽에 자리가 났다. 그자리로 딸과 함께 앉기위해 네개의 짐을 들고 옮긴다는게 흔들리는 차에서 난 균형을 못잡고 쓰러졌고, 적당히 붐비던 차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난 어떻게 넘어진건지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고, 우선 창피 하다는 생각이 앞서서, 냅다털고 일어나 자리에 무조건 앉았다. 그때 버스 기사 아저씨가 차를 세우고 뛰어 왔다. "괜찮으세요? 놀랐어요!" 난 얼른 대답했다. "녜! 괜찮아요!" 애들말로 여간 쪽팔리는게 아니었고, 딸아이는 걱정도 되지만 엄마 웃긴다고 터지는 웃음을 참느라 이상하게 흐흣거렸다. 앉아서 보니 왼손도 까지고, 오른쪽 무릎부분이 많이 찌었는지 욱신 거렸다. 가뜩이나, 요즘은 지난번 시골가서 바지를 찢어가지고 옷도 못벗고 다닌 일이 있은 후라서 나자신이 생각해도 요즘 너무 웃기고 다닌다. 늙어가는 티를 내는건지.... 아줌마 티를 내는건지.... 차를 안가지고 온걸 후회하며, 버스에서 내려 바지를 올려보니 무릎 옆이 빨갛게 부풀어 오르고 아팠다. 에잇~ 내일이면 멍도 들고 더 아프겠지.... 집에온 딸은 아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호호 거린다. 아마도 버스에 탔던 사람들도 집에 가서는 오늘 어떤 아줌마가 버스에서 길대자로 뻗었는데, 웃겨 죽을뻔 했다고 우리, 딸아이 처럼 재미있어 하겠지.... 난 늦동이로 태어나서인지, 몸이 부실 해서인지, 어렸을때부터 참 잘도 넘어졌었다. 늘 무릎이 성할날이 없이 상처가 있곤 했다. 연애 시절에는 멋부린다고 하이힐을 신고 명동 한복판에서 넘어져서 그를 당황하게 하기도 했고, 결혼해서도 지하에 있는 음식점에 내려가다가 카펫에 걸려 구른 바람에 그가 업고 응급실에 간적도 있었다. 하여간 성장이 머문듯한 나는 남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의젖한 엄마라기 보다는 못믿어 지는 어른이다. 철없는 엄마,..... 계속 다리가 욱신거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