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전 그녀는 무엇이 그리 급해서 선 본지 두달 만에 결혼을 했다.
사쿠라꽃(벗꽃)이 흐느러지게 핀 4월 15일에
그녀는 면사포 쓰고 새 각시가 되었다.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 어찌 말로 다 하랴만은 그녀는 오늘 새벽 부터 분주 했다
네시 사십분에 일어나 새벽 기도 갔다 와서 여섯시에 고사리 꺽으러 산으로 가고 열시쯤 집에 와 고사리 삶아 옥상에 널고 투표하러 사무실 가고
그리고는 한림공원에 가서 발 아프도록 걸어 다니고 요즘 분재에 관심많은 남편은 고개 끄덕이며 바라보고 무얼 열심히 메모 하는데 이긍 또 돈들 연구 하는구나? 생각 했다.
두 시간동안 공원을 걸어 다니고 금릉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조개 껍질 줍고 대장금 촬영지 수월봉에 올라 해지는 낙조를 바라보고 오다가 양파 밭에 버려지거나 미처 못걷은 양파 이삭 줍고 배추밭에서 버리는 배추 이삭 줍고
또 송악산에가 대장금 마지막 장면 촬영지를 보고 모슬포 부두에가서 싼 고기들 있으면 살까? 하고 배회 하는데 요즘은 고기가 없고 가두리 양식하는 방어만 있다해서
그냥 올가? 하다가 식당에서 매운탕 먹기루 했다.
여기 저기 많이 걸어 다녀서 배가 고팠다.
무척이나......
그래서 음식 가져온걸 다 먹었다.
매운탕이 얼마나 맛있던지?
주인이 너무도 깨끗이 먹었다고 흉보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우리 남편은 말한다 일년에 한번씩 나오자고........
이긍 일년에 한번?
더 많이 나오지.
허나 그렇게는 못할것 같다.
조카들이 자라서 시집가고 장가 갈때 되니 한양길 갈일이 많아서 돈들일이 많아서......
우리는 이렇게 결혼 26주년을 보내고 오늘 하루가 영원히 올수 없는 먼곳으로 사라지고 있다.
헌데 반가운 메일 행복 동화에서 내글을 소재로 제작하고 싶다고 메일이 왔다.
아컴에 써 놓은 글을 보고 메일 보낸다고..........
아컴에 쓴 글을 보고 잡지사에서 실겠다고 메일 오기도 하고....
이래 저래 기분이 짱인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