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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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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들은 안 늙냐?


BY 그린미 2004-04-14

노인들이나 부모를 홀대 했을때 흔히 이런 말을 듣는다.
이 말은 내가 결코  안 쓸 소리인줄 알았다.
아니, 쓴다고 해도 먼 훗날 내 나이 고희를 한참 넘겼을때 쓸줄 알았다.
그리고 될수 있으면 이런 소리 안하고 살 줄 알았다.

 그런데,
아직은 피둥 거린다고 할 이 나이에 너무 쉽게 써 버렸다.
'지들은 안 늙나 보자....'

우리의 유교사상엔 三綱五倫이라는게 있다.
그 중에서 五倫의 하나인 長幼有序는 어른과 아이의 질서를 말하고 있다.
즉, 아이는 어른을 공경하고 받들어야 한다는 메세지가 강하게 박혀 있고,
또한 어른은 아이의 모범이 되어서 바르게 인도할 의무도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얼마전에 남편의 친구가 직장에서  밀려났다.
능력있고 패기있던 그 분이 단지 나이 많다는 이유 하나로 설 자리를 빼았겨 버린 거였다.
젊은 아랫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무시와 시기 그리고 따돌림..

 어쩔수 없이 사표 던지고 직장문을 나서면서 뇌까린 말은
'그래도 지구는 도는것을.....'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地動說'을 그분이 곱 씹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IMF의 회오리가 몰고온 가장 대표적인게 고령인의 직장인이 차지할 자리를 잠식한 거였다.
구조조정 0순위가 高齡 그리고 무능력.
능력없는 사람은 밀리게 되어 있지만 나이 많은게 흠이 될수는 없다.

 물론,젊은 사람에 비해서 모든 순발력이나 박력 그리고 기능이 다소 뒤떨어 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 분들의 노하우는 돈으로도 환산이 안되는 귀중한 재산이다.

 이 사회를 지탱해 온 원동력을 하루 아침에 '고령' 이라는 이유로 매장 시켜 버리는 거였다.
능력이나 노하우는 아예 발밑에 뭉개 버린채......

얼마전에 여당 대표가 노인들 폄훼 하는 소리를 해서 곤욕을 치루었다.
아직은 우리의 경로사상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내 남편도 예외는 아니다.
남편의 봉급은 젊은 신입사원 둘을 주고도 남을 고액이라면 고액이다.
그런 이유로 직장에서의 입지는 자꾸만 좁아지고 불안 할 수 밖엔 없다.

예전에는 직장에서 연세 드신분들 깍듯이 대우했고 '홀대'란 없었다.
오히려 그분들의 노하우를 존중하고 배울려고 했는데....

 시대가 아무리 눈알 빠르게 돌아간다지만 반만년 역사속에 뿌리 박힌 '경로사상' 만큼은
한반도가 물에 잠기는 한이 있어도 水葬되지는 말아야 할 덕목이 아닐까

 그 부인하고 차 한잔 나누면서 울분에 찬 소리를 했다.
'지들은 안 늙나 두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