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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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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사람


BY 김효숙 2004-04-14

소외된 사람
 

친구랑 예전에 살던 동네에 갔습니다

친구는 자기 볼일을 보러 다니구

나는  옛적에 함께 살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작은 아파트 우리 집 식구가 살던 그 아파트엘 가 보았습니다

지금은 남의 집이 된 아파트

오층 꼭데기를 한번 올려다 보았습니다

뙤악볕 아래

아이들과 놀던 아들이 고개를 들어

엄마 하고 부르면

얼른 시원한 토마토를 갈아

꽃바구니에 담아 두레박처럼 내려주던

내 정든 집...

지금은 아쉬움이 남아 있는

그 집을 바라보며 혼자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았습니다

근처에 아들 친구네 빵집에 들렀더니

커다란 빵을  아들 주라며 건네 주었습니다

 

고향에 온것처럼 모두가 반겨주는 그 사랑을 싣고

친구랑 전철에서 만나 서울로 오는 길이었습니다

서있는 사람들뒤로 자리가 서너자리 비었습니다

뒤돌아 보니 그 가운데는 아주 초라한 사람이 앉아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아마도 그 옆자리에 앉기가 싫었나 봅니다

그들은 우리의 이웃일텐데

순간 나는 내가 가서 아주 가까이에 붙어서 앉아 주어야지 하며 앉았습니다

그 사람은 배와 턱을 움켜 쥐고 신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저 바라만 보았습니다

얼른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으니 말도 잘 하지 않았습니다

옆에 있던 할머니가 아마도 배가 고픈 모양이라고 했습니다

얼른 아들에게 건네 줄 빵을 꺼내 주며 우유를 사서 함께 먹으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은 먹지도 않고 치아가 아픈지 무척 아파하였습니다

팔을 붙잡고 집이 어디냐고 물으니 집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서너 정거장 지나니 내렸습니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세상에 태어날때 저의 엄마는 얼마나 귀하다고 했을텐데

지금은 버려져 초라한 모습으로 헤매여야 하는가

너무나 불쌍했습니다

돌아오늘 길이 구름끼인 하늘처럼 울적해져 왔습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오고 싶었지만

소외된 자들에 대한 무관심이 너무나 마음 아팠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고3 아들이 엄마 먹을것 하며

콩나물 비닐 봉지를 뒤적입니다

상보야... 오늘 너는 참 착한 일을 했네

응 ?

아들의 물음입니다

저기.. 인천에 빵집에 아줌마가 너 갖다 주라고 빵준것 있었는데

전철에서 배고픈 아저씨 만나서 주었지

그것은 네가 배푼것이나 마찬가지야 그지 ?

아들은 피식 웃으며 알았어요 합니다

엄마가 맛있는것 안 사와도 아들에게 재치있게 그 마음을 전해보며

아들의 얼굴을 살펴 봅니다

아들과 나는 함께 웃었습니다

이세상에 태어날때 모든 사람은 귀하단다 그지?

엄마의 전하는 마음을 헤아려 주는 아들이 고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소외된 자들이

우리의 남편이요 형제요 삼촌일 수도 있습니다

곁에서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해 주고 싶은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