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달력에 커다랗게 표시해놓앗던 결혼 기념일이
올해 달력엔 아무런 표시도 없다.
그만큼 무의미 해 졋을까?
하지만 며칠전부터 남편을 졸랐다.
" 나 이번 결혼 기념일에 뭐 해줄거야"
" 밥만 먹으면 되지. 뭘 더 바래?"
"난 그래도 올해는 목걸이 하나 꼭 받고 싶어. 18년 동안
반짝거리는거 한번도 안해 줬잖아"
"알았다. 10만원 한도 내에서 니 맘에 드는걸로 하나 사라"
'ㅋㅋㅋ'
졸른 덕에 얻은 수확이다. 야 ~호
남편의 늦은 퇴근, 난 모임 참석...
9시에 남편이 데리러 온 차를 타고 가면서
' 혹시 우리 집에가서 라면 끓여먹는거 아냐?'
'이시간에 레스또랑은 하니까 거긴 먹을수 있을거야.
비위에 안맞지만 할수 없잖아'
바닷가에 위치한 레스또랑
경치좋고(시커먼 밤바다... 아무것도 안보임) 분위기 좋은 카페..
경양식을 시켜먹으면서
애교 많은 올케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었다.
" 올케야, 니 오늘 국경일인데 국기 달었나?"
" 예? 형님 무슨 날인데요?"
" 무슨날은... 오늘 우리 결혼 기념일이다"
" 참. 맞네. 달력에 동그라미 해놧는데 오늘 하필 달력을 안봤네.
형님, 오늘 00 이 생일이랑 같은 날이 잖아요?"
우리 오빠네 작은 애가 결혼식날 새벽에 태어났음(희극인가.. 비극인가)
"그래. 달력에 적으놓으면 머하냐? 까묵고 시누이를 우습게 알제"
"ㅎㅎㅎ"
" 형님 , 괜히 분위기 있는데 가서 자랑할라고 전화 했죠?"
" 그래, 니 약좀 올리 줄라고 했다"
"ㅎㅎㅎㅎ"
"ㅎㅎㅎㅎ"
잠시후 휴대 전화 문자 메세지 도착
우리 올케의 애교에 한번 더 웃고...
식사후 칵테일 한잔 마셧더니
알딸딸..... 기분 만땅...
차타고 오면서 혼자서 중얼 중얼
남편이야 듣던지 말던지
아마 술주정이 었을거다.
그 칵테일이름이 불루 화와이라고
알콜 도수가 좀 있는 모양이다.
부부란 상하 관계도 아니고
이젠 나란히 걸어가는 친구같은 사이다.
무엇을 하건 어떤 실수를 해도
맘 편히 이해 해주는 그런 사람...
공기 같이 편한 사람...
없으면 안되는 그런 존재..
하지만 옆에 있을땐 소중함을 또한 모르는 존재...
가끔 농담 삼아
'우리 너무 오래 살았다. 그치?'
그래도 앞으로 더 많이 같이 살고 싶은 사람
너무 편해서 가끔은 함부로 하고
눈흘김 한번에 눈웃음 한번이면 해결 되는 그런 사이...
이젠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다 알고
원하는거 해주지 않아도 또한 이해 되는 그런 사이...
오늘 사실은 남편이요 일인당 3만원짜리 먹자고 햇는데
그냥 13000원 짜리로 먹었어요
좋아 하지도 않는 양식
먹고 나믄 돈만 아깝잖아요
남편은 비싼거 먹지 하면서 계속 투덜............
하지만 분위기는 돈으로 환산할수 없잖아요.
오늘 행복한 날입니다..
아컴 님들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