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른이 된 옥이가 지난날 옥이가 되어서 눈물이 납니다
한 겨울 내복도 없이 학교가던 옥이 그래서 그 추운 날에 가방을 꼭 팔에 끼워서 가슴에 두손을 끼고 바람을 피하려 고개숙이고 가던 옥이가 나무다리위에서 달립니다
가끔지나던 차 바람에 머리칼이 휘날려도 옥이는 숙이고 달립니다
아직 학교는먼데 옥이는 숨이 찹니다
정부미 보리밥에 짠지 하나 얹어먹고 누구에게도 잘 갓다오란 말 한마디 못듣고 옥이는 오늘도 학교에 갑니다
떨어진 운동화색이 바래서 희끄므리 합니다
빨간색 가방에서 변또 소리가 납니다 뚝...뚝...뚝....
그렇게 계란 후라이 한번 싸가고 싶엇지만 옥이는 엄마 한테 욕만듣고 이모는 못 들은척 합니다
그땐 옥이가 외 갓집에 얹혀 사는걸 몰랏습니다
그게 먼지 몰랏습니다
아버지가 생활력이 없어서 삼춘집에 얹혀사는걸 옥이는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서 할머니가 옥이를 미워하는걸 옥이는 눈치를 못챘습니다
하지만 옥이는 할머니 집에서는 일을 해야 하는걸 알고잇습니다
그래서 할머니가 웃어야 옥인 맘이 편한걸 알앗습니다
걸래를 빨아서 닦고 할머니 고무신을 하얗게 빨아서 마루에 뒤집어 놓고 봉당을 작은 몽당 빗자루로 쓸고 애기를 업어습니다
옥이 엄마는 항상 부엌에 잇엇구 어마 등어리에도 옥이 동생이 아니라 외갓집 동생이 업혀잇는걸 옥이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햇습니다
할머닌 철이나 훈이한테는 말이 부드러웠습니다
옥이나 종근이 한텐 무서웠습니다
밥 먹으라고 하던 말도 옥인 눈치가 보여서 마루끝에 앉아 먹엇죠
아욱국에 말아서 얼른 먹엇죠
늦게 먹음 욕 먹을까바 얼른 먹는게 옥인 나름대로 국에 말아 먹는거엿죠
그리고 얼른 일어나 뒤란으로 가서 밤 나무 보는게 옥이한테는 편햇습니다
누구하나 "더먹어라 "말 하는사람이 없습니다
어디 가냐고 묻는 사람도 없습니다
옥인 누구한테도 말을 하는법이 없습니다
할 말도 없습니다
그 작은 옥이는 그저 혼자 잇는게 좋앗습니다
가끔씩 안방 뒷 문으로 식구들 밥 다 먹엇나 훔처보는게 다 엿습니다
설거지를 해야 하니까요
엄마 이모 가끔씩 외숙모도 잇엇지만 옥이는 항상 그랫습니다
할머니가 외삼촌을 어려워 하고 그 삼촌 밥상위에는 다른 반찬이 잇는걸 옥이는 보고 그 삼춘이 아주 위대하고 가까이 가선 안되는 사람인줄 알앗습니다
삼춘은 학교 선생님 이엇습니다
엄마나 아버지 옥이한테 삼춘은 말을 건네는게 많지 않앗습니다
누구하나 삼춘한테 농담을 하거나 말을 먼저 건네는적을 옥이는 못 봣습니다
누구한테도 무섭고 할말 다 하던 할머니도 삼춘한테만은 좀 천천히 그리고 목소리 낮게 말을 하는걸 옥이는 많이 밧습니다
그래서 옥이는 더더욱이나 삼춘 눈에 안띠려 애를 쓰고 숨어 지냈습니다
"옥이야'
하고 부르면 채인 감긴 인형처럼 바로 달려가 서서 고개는 숙이고 차렷자세로 서 잇엇습니다
옥이는 정말 불쌍합니다
옥이도 어린이고 아직 어른들이 감싸고 안아주고 사랑해줘야 하는데
어른들은 옥이를 막 어른들 생각에 맞춰서 말하고 일하기를 원햇습니다
옥이도 먹고싶고 구경하고싶고 말하고고싶고 좋은 새옷 입고 싶은데 어른들은 일하는 애로 생각하고 옥이도 그렇게 살앗습니다
국민학교 야간중하교 .....옥이는 그렇게 커갓습니다
그 먹고싶던 계란후라이도 이젠 옥이는 먹지 않습니다
닭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옥이도 세월이 흘러 많이 먹어봣습니다
변또위에 계란 후라이가 지금도 생각이 나서 울지만 기억속에서만 생각합니다
노오란 계란 후라이 까만 보리밥에 얹어달라고 말 햇다가 엄마한테 혼나고 나선 다신 그렇게 말한적도 먹어본적도 없이 옥이는 컷지만 그때 그 생각에 가슴을 저미며 두눈에 눈물이 맺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