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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BY 바늘 2004-04-03

2월 초부터 직장 앞에 있는 대형 스포츠 센터에 등록을 하고 헬스를 시작하였다.

 

시설면에서 우수한 곳이기에 회비가 나에게는 좀 부담스러웠다.

 

처음 개장 당시 아마도 몇년전 그곳은 기백에 가까운 입회비를 보증금으로 선납하고  VIIP 회원제로만 운영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스포츠 센터를 운영했던 대기업의 부도로 관리 체계가 바뀌어 월회비만으로 이용을 하게 된것이었다.

 

금전적으로 구애없던 시절에 친구와 몇번 기웃하다가  말았는데

 

현실적으로 그때와 비교도 안되는 상황에서 바로 그곳에서 운동을 시작하게 된것이다.

 

회사 단체 검진에서 재검이 나오고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던차 마침 3개월

등록 고객은 20% 할인 행사를 한다고 했고 위치도 바로 사무실 앞이라 퇴근길

다니기에도 안성 맞춤이었다.

 

하루종일 지치게 일하고 개미처럼 수고하면서 날위해 뭘하고 사는지 허무감도

깊게 밀여오던차 이래 저래 결단을 내리고 시작하였다.

 

직장에 절친한 동료와 둘이 나란히 등록을 하였는데 운동 시설도 좋고 크지는 않지만 

찜질방 식으로 숯방,옥돌방,소금방 등등 싸우나 시설도 고루 갖춰져 있어 종일 앉아만

있는 나에게 있어 심신의 노곤함을 풀기에는 제격이었다.

 

그런데~~헌데~~

 

그런 여러가지 장점속에서 시시때때 느끼는 스트레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곳에 내 또래 아니면 조금 연배인 회원들을 보면서...

 

목에서 단내나게 일하고 퇴근 후 고단한 삶에 지친 나인데

근처에 사무실이 많아 직장에 다니는 젊은 오피스걸도 많지만

반수이상은 팔자 좋은 그러니까 여자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옛말을 증명하듯

 

종일 스포츠 센터에서 골프치고 싸우나하고 우르르 차마시고~~

 

게다가 얼굴들은 쌍커플 수술에 코도 오똑하게 세우고 울퉁 불퉁한 뱃살과는 달리

반질하고 팽팽한 얼굴로 보아서 주름살 수술까지 마친 아줌마들이 지천인 것이었다.

 

4월에 단체로 관광차 타고 야유회를 가는지 날짜 잊지말고 전화 따로 안할테니

꼭 기억하고 가야한다는둥 때로 요즘 휠드에 많이 나가서 공치는 실력이 좋아졌다느니~

 

에구구~~

 

은근히 열받네 받어~~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널널했었던 좋은 날이 있었지~

 

속으로 휴~~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다시한번 나를 살펴보니 그래도

 

얼마나 다행스레 대견한가?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날들 속에서 스스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정돈해 가는 삶!!!

 

부러운 시선은 잠시 접고

 

땀흘린 운동복을 벗어 던지고 샤워를 하면서 거울에 비추어진 나를 향하여 한마디~~

 

넌 참 잘 살고 있는거야~~

 

아주 잘~~

 

사실 그런지 어쩐지 따악인 답도 없음인데도 허나 그럴지라도...

 

 

PS--->경기도 일영으로 MT를 떠난 딸아이~ 4월의 봄밤은 이렇게 또 흘러갑니다.

오늘 내일 그리고 모레까지 황금 연휴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