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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훼방이었으면...


BY jeongann 2004-03-18

 겨울의 끝자락을 봄빛이 휘감더니
정작 봄의 문턱에서는 매서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 듭니다.

 

꿈틀거리면서 흐르는 강물 위로 차갑게 휘몰아치는 바람,
햇살을 향해 살랑살랑 가지를 흔들던 강변 버드나무들이
온몸을 떨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수런거리면서 이곳저곳에서 꽃소식을 전하더니
어젯밤에는 한파주의보까지 발령됐지요.
장수지방은영하 5도,전주는 영하 1.7도까지
기온이 내려갔구요,
오후에는 맑은 날씨가 계속되겠지만
내일 아침기온도 전주가 영하 2도까지 떨어진다고 하네요.

 

 봄을 기다리면서 겨울을 이겨낸 나무들,
땅속에서 햇살을 꿈꾸던 씨앗들,
겨울잠에서 막 깨어나 눈 비비던 동물들에게
봄 속의 겨울은 슬픈 배신일 수 밖에 없지요.

 

저만큼 물러간 동장군이
화사하게 입성하는 새봄을 시샘해
마지막 훼방을 놓는 것같습니다.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고
한낮에도 찬바람이 햇볕을 흔들어 놓습니다.
연둣빛 봄기운이 흩어지고 꽃샘추위에 이마가 시립니다.
탄핵정국에 마음마저 차갑게 가라 앉습니다.

 

그러나 매운 꽃샘바람에도
매화와 산수유가 피어 오르고
터질듯 부풀어 오른 목련꽃봉오리는
두터운 겨울 껍질을 조금씩 조금씩 열고 있습니다.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땅 속 생명들이 기지개를 펴는 소리,
꽃샘추위를 밀어내는 생명의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겨울속에 봄,봄속의 겨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