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는 솔베이지의 노래가 있고 재즈, 영화음악,
한영애, 김광석,장사익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말밤, 나는 그곳으로 가고 있었다.
낯이 익거나 아니거나 눈인사를 하고 누군가의 통기타 소리를
들으며 주인이 모은 영화포스터를 보며 커피를 마셨다.
주인은 예전 음악다방 디제이처럼 부지런히 시디를 갈아끼우며
음악에 대한, 혹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열심히 들려준다.
그녀는 영화에 관해서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해박하다.
영화 이야기라면 7박 8일 동안이라도 사양하지 않는단다.
영화음악은 물론이고 다른 음악에 대한 취향도 다양하다.
그녀가 시디를 휴지로 닦고 있어 나는 쿡쿡 웃었다.
나를 위하여 한 사람에게 노래를 청하였다가 농담기 섞인 거절임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빨개진다.
그리고 무안함을 감당하기 어려워 눈을 아래로 깔고 삐진 모습을
감추지 못한다.
그녀의 모습에 거기 있는 사람 모두 웃음을 참지 못한다.
아무도 그녀를 카페 주인으로 몇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믿기 어렵다.
전에 내가 선물한 꽃다발을 곱게 말려놓고 있었다.
그리고 사탕바구니에서 나에게 가장 예쁜 사탕을 주려고 열심히 찾는
카페 '모하비'의 추장 스텔라 언니. 성이 고씨라 '고추장'이란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타주기 위하여 물을 한참을 끓여서 커피를 타더니
맛이 있나없나
보느라 몇번이나 맛을 보는 그녀의 모습에 모두 하하하...
결국 위스키를 너무 많이 넣어서 취할 것 같아 다 마시지 못한 커피.
정만큼이나 커피를 잔에 넘칠 것처럼 따라준다. 번번이 그러고는 미안해 한다.
음악을 쟝르별로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작은실내를 가득 채우던 음악과 아무 생각없이 있어도 좋은 자리.
바깥까지 나와 배웅해 주는 스텔라언니의 마음은 보~너스.
세종문화회관의 분수광장 뒤, 변호사회관 건물 국민은행의 지하에 있는
카페 '모하비'
누구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곳.
기타를 칠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칠 수 있게 몇 개의 기타가 놓여져 있다.
그리고 빠른 세월 속에 믿을 수 없을만큼 늘 그대로인 '고'추장 스텔라(세례명)가 있다.
혼자 가도 어색하지 않은 곳.
운 좋은 날은 스텔라 언니의 통기타와 노래솜씨를 보고 들을 수도 있다.
Armik - Ritmos Flamen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