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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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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라치


BY 캐슬 2004-03-15

 저녁 모임에 갔다오니 남편은 이미 잠들어 있습니다.

딸아이는 나를 보고 실실 웃습니다.

"너 왜 자꾸 웃냐?"

"그냥 그럴 일이 있다요~"

그러면서 또 웃습니다.

한참 후 tv화면에 시선을 고정시킨 내게 다가 앉습니다.

"엄마 내가 아빠 얼굴에 스크라치를 쫘아~악 만들어 놓았다"

집게 손가락을 뻗어 오른족으로 쭉 길게 그리는 시늉을 합니다.

"화~악 그게 뭐냐"

"아빠 얼굴을 화~악"

또 이럽니다.

"너 아빠 얼굴울 어떻게 했니?"

"응!"

"왜?"

"그럴일이 있었다."

그러고는 제 방으로 자러 가 버립니다.

나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얼마나 잤을까?. 새벽잠을 뒤척이던 나는 눈을 떴습니다.

마주보게 된 남편의 훤한 이마에 붉게 그어진 붉은 피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피가?' 남편을 깨워서 피를 닦으려던 잠시 딸아이가 지난 밤 내게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다시 누워 잠을 청하며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잠을 뒤척였습니다.

아침 아이 학교를 챙겨 보내면서

"너 아빠 얼굴이 그게 뭐냐?. 흉지겠든데…손톱으로 그랬냐?"

"응!"

"두 사람 항상 장난이 지나치다 했더니… 잘했다. 너 아빠얼굴을 그렇게 해놓고도 무사한걸 보니 신통하다"

내 말을 듣고 또 딸아이는 싱글벙글입니다. 아이가 학교에 가고 늦게 일어난 남편 거울부터 들여다 봅니다. 거울을 보는 남편 얼굴이 잔뜩 심각한 얼굴입니다.

"얼굴이 왜 그래요?. 윤이는 지가 그랬다고 하면서도 까닭을 말 안하든데…왜 그랬는데요?."

남편은 얼굴을 잔뜩 지프리고 거울만 들여다 볼 뿐 이유를 말하지 않습니다.

세수를 하고 나오더니 따갑다고 울상입니다. 하기사 손톱으로 길게 패인 그 상처에 물이 들어 갔으니 얼마나 따가울까(?)싶습니다. '뭘 바르면 되는냐'고 남편은 약상자를 들고 나에게로 옵니다.

"연고 말고 빨간약을 발라야 되는데 흉해서 어쩔래요"

했더니 그래도 발라 달랍니다. 약을 바르니 또 따가워 죽겠다고 아이처럼 팔닥거립니다.

후~입으로 불어주며 '무슨 놈의 가시네가 아빠 얼굴을 이렇게 햘퀴어 놓는데가 있냐'고  투덜대는 나를 보면서도 남편은 아프다고 징징대다가 또 혼자 쿡쿡웃다가  별 이상항 행동을 합니다. 남편도 출근하고 종일 나는 남편 이마의 상처의 연유가 궁금했습니다. 오후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 교복도 벗기전에 거실 의자에 앉혔습니다.

'왜 아빠 얼굴을 그렇게 해 놓았냐?'는  나의 다그침에 딸아이는 또 킥!킥! 도 웃습니다.

"엄마 내가 애기 해줄께. 그런데 아빠가 얘기 안해 주시드나?"

며 되 묻습니다.

"그래 뭔데. 무슨 일인데. 빨리 말해 봐라."

"엄마가 해 놓고 간 저녁 다 먹고 아빠하고 장난치며 놀다가 아빠가 주무시러 안방에 들어 가셨어. 그래서 내가 샤워하고 속옷 갈아 입으러 욕실에 들어 갔지. 샤워하고 보니 속옷을 안가지고 들어갔지 뭐야. 그래서 아빠도 주무시고 집에는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윗 옷만 입고 잠옷바지로 대충 앞을 가리고 살금갈금 내 방으로 갔지. 내 옷장 문을 열려고 하는데 아빠가 행거에 걸린 옷  뒤에 숨어 있다가 확! 안하나!. 씨 내가 얼마나 놀랐는 줄 아나. 기절해서 죽는 줄 알았다 아이가. 그래서 순간적으로 확~그래 됐다 아이가. 아빠는 또 아빠대로 놀라고…나는 나대로 놀라고…이 씨!"

그림이 그려 집니다. 늘 딸아이와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 남편이 또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좀 심했다 싶었는지 남편이 말을 못했네요. 그날 저녁 남편이 또 빨간 약병을 들고 제게 옵니다. 햘퀸 상처위에 바르니 또 따갑다고 칭얼 거립니다.

"따가워도 할 수 없다"

고 약을 쌀쌀맞게 바르는 나를 보며  남편은 당신이 무엇을 아느냐?.는 눈치 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척 해야 하는 건지?. 다 안다고 하고 남편을 혼내야 하는지?. 고민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