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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어디에.....


BY eami48 2004-03-15

건강하지 못한 아들을 둔 엄마가 있습니다.

세상에 둘도 없이 잘생긴 아들에게 현대의학으로는 고칠수 없는 불치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엄마는 하늘이 무너졌습니다.

눈에 보이는 신체 장애도 아니고 겉으로는 아무 이상도 없지만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아들에게 무엇이든 해주고 싶었습니다.

아들이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은만큼 얼마의 재산을 마련하고,

아들이 남들처럼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산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아들이 성인이 되어 여자를 만나고 결혼말까지 오고 갔는데 아들의 병을 알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섰습니다.

 

 상처받은 아들이 불쌍해서 주위에 중매를 부탁하며 며느리 감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그저 아들의 병을 이해하고 서로 다독이며 살 수 있으면 된다고, 평생 먹고살 걱정없이 해주겠다고 그렇게 큰소리를 쳤습니다.

 

 그리고 중매가 들어오고 아들은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불안했습니다.

세상에 건강하고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도 툭하면 이혼을 하는데, 아들에게 경제권을 주었다가 이혼을 한다면,

며느리를 너무 일찍 믿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엄마는 먹고 살 만큼의 생활비만을 대어 주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그 진실을 알아본다는 것은 정말 힘든일이니까요.

아들과 며느리는 알콩달콩 잘 살았습니다.

엄마가 아니면, 자신이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아들이 엄마와는 상관없이 너무도 잘 살았습니다.

 

 엄마의 마음에는 슬슬 알 수 없는 심술이 났습니다.

세상에 엄마 밖에 없어, 세상에서 나를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 뿐이야.

아들이 그렇게 인정해 주기를 바랐는데, 아들은 점점 엄마에게서 멀어졌습니다. 

 

 엄마의 심술은 시어머니의 권위를 내세워 며느리를 볶았습니다.

괸한 트집도 잡아보고, 사사건건 물고 늘어졌습니다.

그럴때마다 아들은 엄마에게서 멀어졌습니다.

자식을 낳고, 아들은 점점 더 행복해 했습니다. 

 

 엄마는 자신의 마음속에 정말 나쁜 마음이 숨겨져 있는 것을 느꼈지만 절대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며느리가 더이상 못살겠다고 손들고 나가주기를,

그러면 아들에게 그것봐라, 세상에 너를 정말로 사랑하고 너를 감쌀 수 있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단다.

그렇게 아들을 되찾고 싶었습니다.

 

 아들이 몇번씩 사경을 헤매고, 시집살이가 도를 넘어가도 며느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극정성으로 남편을 간호하고, 반듯하게 자식을 키웠습니다. 

이 핑게 저 핑게로 생활비도 점점 줄여가자 아들은 경제적인 독립을 원했습니다.

엄마의 심술은 이제 한계선을 넘어서 말도 안되는 억지에 까지 도달합니다.

 남편이 못벌면 너라도 벌어야지, 니 자식 키우는데 언제까지 손을 내미니? 애미라는게 책임감도 없어가지고......

 아들 앞으로 마련해 놓은 재산을 며느리 손에 넘겨줄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며느리가 나가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들 손주 데리고

 나쁜년, 남편 자식 버리고 나가는 나쁜년, 천벌을 받아야지!

 그렇게 큰소리 치고 싶었습니다.

 

 며느리는 너무 오랜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시어머니의 그 마음을 보았습니다.

 진심을, 자신의 진심을 언젠가 어머니도 아시리라는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어리석고 허무한 것이었는지를,

 또한 시어머니의 비열함에 가슴이 떨렸습니다.

사람이, 엄마라는 여자가 그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다는 사실앞에 여자는 주저 앉았습니다.

 지난 그 세월들이 자신을 내쫓기 위한 것이었음을,

 진작 깨닫고 떠나지 못한 미련스럽고 바보스러운 자신이 한심했습니다.

 며느리는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병들고 지친 남편이,

 엄마의 부속물로 살아온 남편이,

 평생 한번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 보지 못한 남편이,

 여자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다 큰 자식은 얼마든지 제 앞가름을 하고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 주겠지만,

 이미 늙은 엄마가 언제까지 남편을 지켜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