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친한 친구를 꼽으라면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 친구
그 친구와의 우정은 30여년이 다 되어간다
가장 기쁠때..그리고 가장 슬플때 먼저 생각나는 친구
초등학교 입학식.. 왼쪽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어색한 웃음으로
만났던 친구.
다소곳하고 어여쁜 얼굴만큼 항상 차분함을 잃치않던 아이
말총 머리를 얼마나 야무지게 묶었으면 항상 약간 눈이 치켜 올라갈
정도로 꼭꼭 빗어 올렸던 머리 모양이 먼저 생각난다
시골 학교라 그런지 학년별로 두 학급이 고작이었지만...그래도 한 반
인원은 40여명을 넘었던 걸로 기억이 된다.
등,하교길에도 항상 함께했던 친구
나야 그래도 학교가 눈앞에 보이는 곳에 살았지만 그 친구는 산 등성이를
넘어 학교를 다녔었다.
항상 30여분을 걸어 학교에 왔지만 한번도 지각이나 결석을 하지 않았던
모범생이었다.
내성적인 성격만큼이나 공통점이 참 많았던 친구
중학교에 다닐때도 항상 붙어 다녀서 친구들에게 놀림도 참 많이 받았었다.
그리고 차분한 성격과는 다르게 수를 놓거나 재단을 하는걸 싫어했던
나는 항상 가사 시간이면 친구의 작품을 내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기억도
있다.ㅎㅎ
가끔 작은 오해로 토라지는 일도 있었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화해를
할것도 없이 그냥 그렇게 수줍은 미소 한번으로 모든것을 이해할수 있었던
친구.
여자들은 결혼하면 우정도,친구도 없다고들 말하지만 남자들보다 더
끈끈하고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고 싶다..
사정상 고등학교를 함께 가지 못한 아쉬움에 친구집과 우리집을 돌아가며
밤 새워 울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가 서울에 있는 이름있는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곧이어
집안에 우환 때문에 입학을 포기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무척이나 가슴이
아팠었다.
그 후로 친구는 서울에 자리를 잡았고 친척집에 머물러 취업도 하고 저녁이면
영어학원에 등록해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서 대학을 포기하고 낯설기만한 한복을 디자인 하는 공부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차분하고 정교한 친구의 성격과 너무 잘 어울리는 일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젊은 나이에 너무 집에서만 있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친구는 나름데로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국내에 유명하다는 산은 다
가볼 정도로 등산을 좋아하고 여행을 즐기며 나름데로 생을 즐길줄도 아는듯
했다.
아이 셋 학교와 유치원 보내고 남편 뒷바라지까지 끝내야 겨우 자기 자리에
앉아 일에 몰두를 할수 있다며 가끔은 푸념을 하지만...
한번씩 이메일로 전해지는 하루 일과는 그 빽빽함에 나도 놀랄
정도다
한달에 60여벌 정도의 한복을 만드는데 ..한 땀 ..한 땀 누빌때마다 내가...
부모님이..입는다는 생각으로 일을 한단다.
그래서 손길 하나도 정성을 들이지 않을수가 없다는 친구.
가난이 뭔지를 아는 친구.
가난 때문에 많은 꿈을 접어야 한다는걸 아는 친구.
한복이란게 흔하게 해 입을수 있는 옷이 아니란걸 알기에...
벼르고 벼뤄 해 입는 옷이란걸 알기에 정성을 다한다는 친구.
스스로가 만족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친구의 장인정신.
어느때인가 유명 연예인 부모님 한복을 만들었다가 두둑한 팀을 받았다는
친구의 자랑 섞인 이야기와...많은 칭찬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접하면서
괜시리 눈시울을 붉혔던 생각이 난다.
지금 이시간도 그 친구는 라디오에서 흐르는 세월 지난 음악을 들으며
한 땀 ...한 땀 한복을 만들게다.
한복을 만들면서 때론 하늘하늘한 그 자태에 취해 한참을 손을 놓을때도
있다고 한다.
전화선을 따라 재잘재잘 한복에 대한 예찬이 대단한 친구를 보면서
친구의 한복 사랑에 놀라고 또 놀란다.
한번 놀러 오면 자기 손으로 직접 한복을 만들어 주겠노라고 큰 소리를
치는 친구.
친구는 강남에서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항상 노력하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단다.
친구의 꿈이 자기 이름 걸고 한복 샾을 하는게 꿈이란다.
지금은 그 꿈을 향해 한발짝...한발짝 다가가고 있는 중이라나..
그 꿈이 이루워지길 멀리서나마 바란다.
장인정신이 별건가요?...
하는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기가 하는 일을 최고로 생각하는 그게 바로
장인정신 아닌가요?
이만하면 친구를 한복에 장인으로 인정할만 한가요?
친구야~~연분홍 한복 입고 하늘하늘 봄 맞으러 가자......